가족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 1
우리말 둘레길 -1 가족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1
정하선 시인이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시를 읽다가 가슴이 찡해진다. 장작을 패는 이야기다. 밤나무 모탕 위에 올려진 참나무. 이 모탕은 도끼날이 다치지 않게 감싸주느라 하루하루 가슴이 움푹 패인다. 그럼에도 자신의 할 일을 소리 없이 하고 있다. 그때 옆집 젊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대드는 말도 들려준다. 아버지가 해준 게 뭐가 있어요? 그리고 빈집처럼 조용하다. 모탕이란 단단할 필요가 없는 거지. 부드럽게 감싸주면 그만. 모탕엔 밤나무가 제격이지. 모탕이 무슨 말일까? 아래에 보니 모탕은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
시를 읽고 나서 말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새로 들어온 말은 신선하고 근사하겠지만, 조상들이 오랫동안 써서 때가 묻고 냄새 나는 말에는 정겨움과 영혼이 배어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가족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찾아보았다.
. 가납사니 : ①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
② 말다툼을 잘하는 사람
. 가르친 사위 : 창조성이 없이 무엇이든지 남이 가르친 대로만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 갈개꾼 : 남의 일에 훼방을 놓는 사람
. 뻘때추니 : 어려워함이 없이 제멋대로 짤짤거리며 쏘다니는 계집아이
. 오맞이꾼 : 집안 살림을 돌보기보다는 나들이에 여념 없는 여자를 놀림조로
이르는 말
. 거위영장 : 여위고 키가 크며 목이 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 뚝별씨 : 걸핏하면 불뚝불뚝 성을 잘 내는 사람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
1)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이라네요!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 ‘따 놓은 당상’ 또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하네요.
2) 옥수수가 들어 선 것을 본 적이 있지요? 옥수수나무가 아니라 옥수숫대라고 하네요!
옥수수의 줄기가 옥수숫대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에도 나오지요.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수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수나무가 아니라 수숫대입니다. 이것으로 수수깡 안경을 만들기도 했지요.
3) ‘찡기는 내복’이 아니라 ‘째는 내복’이 맞네요. 옷이나 신 따위가 몸이나 발에 조금 작은 듯하다가 ‘째다’이니까요. 이제부터 옷이나 신발이 찡긴다가 아니라 짼다고 해야겠네요! 둘 사이에 어떤 사람이 찡겨 앉다, 라는 말도 자주 쓰는데 ‘찡겨 앉다’가 아니라 ‘끼어 앉다’가 맞는 말이네요. 부부 사이에 끼어 앉은 아이가 생각납니다.(끝)
** 양산시민신문에 연재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