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령에 자리 잡은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펼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선생님이 보여주신 1학기 학사일정표를 몇 번이고 보았다. 작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시고 싶은 꿈과 아이들의 꿈이 같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아침 준비를 했다.
구룡령으로 가는 길을 어떻게 가냐고 많은 엄마들이 궁금해했다.
"택시 타고 가지~"
"택시? 택시비가 얼마야???"
"학교에서 보!내!주!는! 택시 타고 다녀."
"엉????? 학교에서 택시를 보내줘?"
매일 아침 8시 20분 집 앞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 3명과 3분 거리에 사는 1명을 태우고 산으로 산으로 들어간다. 독수리 2345호는 아마도 매일 여행하는 기분일 것 같았다. 일이 있어 아이를 데리러 학교를 가다 보면 매번 드는 생각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옛날부터 학교가 있었을까?'
가는 길 옆으로 계곡이 연이어 보이고 산으로 둘러싸여 홀린 듯 가다 보면 학교에 도착할 쯤이다.
독수리 2345호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매일 하는 루틴이 있다. 1, 2, 3번을 모두 끝내야만 진짜 그날의 시작이 되었다.
1번 수학문제집 1장씩. 활동에 비해 부족한 공부이지만 매일 한 장씩은 꼭 해야만 한다. 6학년이 하루 한 장 수학이라니. 도시 아이들에 비하면 턱 없는 공부량이지만 도시아이들이 할 수 없는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으니 하나는 욕심을 버렸다. 욕심을 버린 것이 공부가 될 줄이야!
2번 운동장 10바퀴 뛰기. 언젠가 선생님의 꿈과 아이들의 꿈을 이룰 준비단계였다. 선생님도 특별한 일이 없으시다면 함께했다.
3번 자전거로 운동장 20바퀴. 꿈을 이룰 또 하나의 단계였다.
처음에는 힘들다고도 하고 선생님이 함께 하지 않는 날은 좀 설렁설렁한 듯 싶다. 그것도 추억이려니. 시간이 흘러서 그때 너 열심히 했니 안 했니로 투닥거릴 수 있는 그것 또한 독수리 형제들에게 웃음을 되리라 생각한다.
비가 오는 날은 달리기와 자전거를 못 타는 대신 교실에서 운동을 했다. 대형매트 위에서 영상에 맞춰 매일 체력을 키웠다. 4월부터 나아갈 독수리 5형제들은 그렇게 준비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