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엄마들이 편하게 정신과를 찾는 날이 오기를
adhd검사를 바로 받지 않았기에
검사를 기다리던 1-2주 정도?!
우울, 불안장애 약들을 먼저 먹기 시작했다.
[처음 약봉지를 뜯어 입안에 넣었을 때 생각보다 덤덤했다.]
며칠은 아무 느낌이 없다가
일주일 지났을 무렵
기분은…
마치… 내 안의 무겁게 쌓여 있던 먼지들이
청소기 바람에 빨려 들어간 느낌이었다.
쓸데없는 감정들에 걱정을 하던 내가
조금은 차분해진 상태가 됐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adhd약까지 추가했을 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늘 불안해서 잠자기 전에
안 좋은 생각을 하는 게 필수 코스였는데
그것도 견딜 만 해졌다.
늘 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빨간불만 켜져 있던 도로였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속에서 열불 터지기직던에
겨우 켜지던 초록불이었는데!
신호마다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계속 바뀌는
뻥 뚫린 도로를 운전하는 기분이었다!
삶의 질도 기분 보다 더 올라갔다
늘 소파에 누워 기도문 외우듯이
이따가 이따가 이따가를 되네이다
하원 10분 전 후다닥 옷만 갈아입고
아이를 데리러 갔었는데
빨래도 청소도 미루지 않고 시간 맞춰하거나
눈앞에 굴러다니는 개들의 털도! 바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청소의 신! 브라이언처럼
변한 건 아니고 살짝 변했지만
[360도가 아닌 100도 정도?]
전과 후가 너무 틀려진걸 스스로 자각할 정도다!
같이 살고 있는 신랑도 많이 놀라는 중!
그러던 중
지역맘카페에 들어가 보면
익명으로 하루에도 한두 편씩 올라오는
‘ 이게 우울증일까요?!’ ‘정신과 추천해 주세요 ‘등
예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제목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재 이 시간에도 우울증으로
불안장애로 고통받는 여성, 엄마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왜 그들이 익명의 힘을 빌러
초조하게 댓글을 기다려야 하는 사회인가에 대해
안타까운 한탄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모름지기 수많은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정신과에 대한 이미지가 큰 이유이겠지,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자살 대용으로 털어 넣는 장면이나
우울증으로 이혼을 당하고 양육권 마저 박탈당하는 장면,
불안장애로 일도 마무리 못하는 여성들
adhd로 설거지와 쓰레기로 집안을 채우는 여성들은
…어떠한 설명도 없이 자극적으로
극의 절정으로 몰아넣는다는 명목으로
시선 끌기로 여과 없이 쓰인다
나 또한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정신과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불안이 나를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도
쉽사리 감기처럼 병원에 가기를 꺼려했다
아니 무서워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전과 다른 기분과
행동을 하는 나를 보며
나는 이 정도는 말하고 싶다
여성들이여, 엄마들이여!
본인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자
의심하지 말자
내가 상담이 필요한 심각한 수준인지 잘 모르겠다
이 생각이 든다면?!
아니어도 괜찮다.
아니었을 때 당혹감은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맞다면 치료를 받으면 된다
곪을 때까지 곪아 썩게 두지 말고
용기 있게 정신과를 가보자!
여기서도 용기 있게 말하는 나도
용기 있게라고 써야 하는 현실이 싫다
현대 사회는 예전과는 달리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
식구들에게 기분 좀 전환할 겸
산책 갔다 올게 하고
다녀오자
물론 마음 챙김 , 심리 관련서적들이 도움이 많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나 또한 마음 도움을 받고 있다.]
꼭 병원이나 전문기관에 도움도 받는 것을 추천한다!
그만큼 혼자서 이겨내기엔
마음 침투력이 강하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너무 우울하거나 무기력 해질 땐
그건 정말 마음에 감기가 온 게 맞다!
뭐, 환절기마다 오는 비염이면 어때?!
나는 이겨 낼 수 있으닌깐
*이 글을 올리기까지 하루 종일 고민을 많이 했다.
아직은 마음이 단단하지 않기에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을 상상하게돼 전송버튼을
꼽씹으며 고민했다. 하지만 반대로 나의 경험담이
누군가에게! 한 명에게라도 진심이 전해진다면!
이 마음으로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