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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린 Nov 12. 2024

사진 기록 남기기

순금이네 두 번째 가족사진

나는 사진 찍는 걸 별로 즐기지 않는다. 셀카는 계절에 한 번 찍을까 말까며, 아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거나 어디 놀러 갔을 때나 단체 사진을 찍는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처럼 ‘사진=추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2023년 2월 11일부터 순금이와 살기 시작한 후로, 나는 순금이의 순간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양이 어마어마해 클라우드를 정기 결제할 정도다. 그리고 2023년 내 생일,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금이랑 내 35번째 생일사진을 찍고 싶어!’


순금이와의 외출은 나에겐 ‘큰 맘’을 먹어야만 하는 일이다. 우선 가방에 태우기부터가 미션이고, 걷는 내내 울기 때문에 아주 멀리도 가지 못한다. 작년에도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먼 곳까지 걸어갔기 때문에 순금이도 나도 서로 힘든 일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또 사진을 결심한 건, ‘지금의’ 나와 순금이를 기록하고 싶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사람의 수명이 다르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순금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되도록이면 매년 사진을 남기고 싶다.


스무 번째 사진을 찍는 날에는 나는 흰머리가 성성해지고, 순금이는 지금보다 덜 활발해지겠지. 그렇게 매년 기록을 남기며 함께 늙어가길.

순금이 두 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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