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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관하여 01화

나에 관하여

제1화

by 혜성

나는 '나'로 살아가면 다양한 남을 만나고 또 그에 따라 다양한 나를 마주한다. 예를 들면 엄마의 아들 나, 친구들의 친구 나,

선생님의 제자 나, 누군가의 애인 나

이처럼 나는 살면서 만나는 남에 따라 정체성이 바뀐다.

누군가는 어차피 다 똑같은 '너'라고 말하겠지만 그 부분에 관해서는 단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저들은 다 같은 '나'가 아니라고..

그렇게 여러 명의 나로 살아가던 나는 언젠가 나에 관하여 생각해 보았다.. 아주 정신적으로 사람이 피폐했었고 어두웠던 시기에 말이다. 당신들은 혹시 '머털도사'라는 애니메이션을 아는가? 뜬금없긴 하지만 사실 그때 나는 내가 꼭 그 애니메이션 속 '머털도사' 같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작중 머털도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가면을 사용해 적들과 싸우는데 적에 따라서 가면을 바꿔 쓰면서 싸운다, 그리고 나 역시 싸우지 않을 뿐이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다른 가면을 쓰고 그들과 마주 치니 말이다.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그들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내 진짜 얼굴은 내비치지도 못했었다. 웃음 짓게 하는 가면, 비위를 맞춰주는 가면, 울음을 내비치지 못하게 하는 가면, 감정을 숨기는 가면 속에 사는 것... 나는 그게 환멸이 났다. 가면 속은 어두워서 습했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난 정말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을 때 처음으로 가면을 벗고 거울 속 맨 얼굴의 나를 보았다. 아무 가면도 쓰지 않은.. '누군가의'라는 수식어 따위도 붙어있지 않은 온전한 '나'였다. 미안했다 그동안 가면 속에 숨어 살던 나에게. 이대로 가면을 버려버린다면 해피앤딩이겠지만 평생을 함께한 가면과 수식어를 버리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최대한 멀어지려고 노력 중이다. 가끔 눈에 보일 때도, 어쩌다 쓰게 될 때도 있지만 아직 서툴으니 나 자신을 용서 중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당신께도 이야기하고 싶다.

가면 속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묻고, 벗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Ps.

안녕하세요.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게 된 아이라고 합니다!

제 닉네임인 아이 뒤에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아서 겨우 유혹을 이겨내고 마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작가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전에 간단하게 제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았는데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앞으로 저희의 일상 속에서 흔히 보이는 것들, 우리가 소중함을 망각해 버린 것들에 관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써내보려고 합니다. 많이 부족하고 어설프겠지만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남은 연재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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