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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by 혜성

실컷 울었다.
눈물을 물감 삼아서 베개 위에 나의 초상화를 그렸다.

실컷 참았다.
팔을 도화지 삼아 어여쁜 장미를 그렸다.

좋은 그림을 그린 많은 화가들은
불행했다.

내 그림들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기쁜 일이 생기려 그러나 보다.

기쁜 날이 오려고 그러나 보다.


행복한 일이 생기려 그러나 보다.

행복한 날이 오려고 그러나 보다.


그냥 그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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