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집착

by 혜성

이곳이 너무 좋다.
혹여나 나중에 이곳이 질릴까
떠나고플까 봐.

발을 잘랐다.


이곳이 너무 예쁘다.
혹여나 나중에 이곳이 익숙해질까 봐
감흥을 잃을까 봐.

눈을 뽑았다.

이곳이 너무나 소중하다.
혹여나 나중에 이곳이 별로라는 말을 들을까 봐
그 말을 믿을까 봐.

귀를 잘랐다.


시간이 지났다.


잘린 발을 들고

뽑힌 눈을 들고

잘린 귀를 들고

울었다.

keyword
이전 01화예기치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