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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그레이스
Jul 04. 2024
지렁이
앗, 징그러 !
온이가 소리를 지릅니다. 뭘 봤길래?
땅바닥을 살펴보니 젖은 나뭇가지 같기도 한 것이 꿈틀대다가 이내 움직임을 멈춥니다.
지렁이구나.
젖은 땅 속 어느 틈에서 올라왔는지 지렁이는
여기도 꿈틀, 저기도 꿈틀 거리며
햇볕에 점점 말라갑니다.
불쌍한데 살려줄까?
아
빠는 긴 나뭇가지로 천천히 지렁이를 들어다가 풀숲으로 휙 던져줍니다.
지렁이는 얼마간의 시간을 더 벌게 된 것일까요.
온이와 엄마와 아빠는 하늘 위로 청량한 구름과 파란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한번 땅에서 말라가는
지렁이를
바라봅니다.
푸르른 나무와 꽃들과 새들도 바라보다가 저 건너 축축한 땅에 도달하지 못하고 멈춰있는 지렁이도 바라봅니다
온이에게도 이제 조금 보이겠지요.
세상에 빛도 있고 어둠도 있다는 것이.
시작도 있고 끝도 있다는 것이.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다는 것이.
엄마랑 아빠랑
손잡고 조금만 천천히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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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온기 한 스푼 담고 싶은 세아이맘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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