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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 ANNE Nov 20. 2024

가장 좋아하는 계절

글쓰담 03


여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른 계절보다 여름이 제일 좋다. 물론 해외여행을 가면 여름인 곳이 많아 이제는 사계절 내내 여름을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일 년 내내 해외여행을 갈 수는 없으니 우리나라 계절 중에서는 여름이 최고다.

수영은 계절과 상관없이 할 수 있으니 수영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참고로 올여름 너무 더워서 수영장의 물온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수영하는 내내 더워서 운동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수영은 여름 빼고 해야 하는 운동이란 생각을 올해 처음해봤다.


여름에는 워터파크, 바닷가, 계곡 등을 자주 간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못 가긴 했지만 해남과 완도여행 가서 갔던 동네 해남 김치마을 물놀이장과 장흥 물축제가 너무 좋았었다. 물론 바다도 좋았지만 올해는 내가 더위를 먹는 바람에 바닷가 구경은 제대로 못했다.

작년에 갔다가 너무 좋아서 다시 찾아간 해남의 대흥사 계곡도 잊을 수 없다. 계곡물이 깨끗하여 1 급수에서만 단다는 새우가 살고 있다. 올해도 보고 싶어 열심히 찾아봤지만 작년에 보고 올해는 못 봤다. 

대흥사 계곡 근처에 통닭집도 잊을 수가 없다. 이름은 통닭인데 토종닭을 잡아 정식처럼 차림이 나왔다. 불고기, 백숙, 구이, 닭똥집, 닭죽 등 닭코스요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남 맛집이 닭집인 것에 처음에는 엥? 했으나 나중에는 아!로 바뀌었다.

완도에서 올라오는 길에 들렀던 동학사 계곡에서의 물놀이도 기억에 남는다. 여행 내내 매일 물놀이를 했던 것 같다. 


여름이 또 좋은 이유는 밤마실이다. 맥주를 즐겨마시는데 특히 밖에서 먹는 맥주를 좋아한다. 비바람이 치는 날 시원한 바람맞으며 마시는 맥주 한 잔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여름에는 밤늦게 동네 솔밭공원 앞 편의점에서 어슬렁 거리며 모여 애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우리는 맥주를 마신다. 물론 모기가 극성이긴 하지만 모기퇴치제를 뿌려가며 잘 버티면서 먹어야 한다. 그 이유 때문에 편의점 맥주 마시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가을이긴 하지만 여름밤이 딱이다. 이마저도 올해는 너무 더워서 밤에도 온도가 내려가질 않아 늦은 밤에도 산책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가을


봄과 가을을 두고 고민고민하다 가을을 2순위에 넣었다. 이유는 가을의 아름다움 때문인데 낙엽이 후드득 떨어져 있는 길의 풍경이 너무 좋다. 물론 치우느라 고생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 낙엽을 보며 어울리지 않게 사색에 젖기도 한다. 어릴 적 가슴아린 추억들은 이 가을의 모습을 닮았다. 지금은 온도가 추석에도 여름과 비슷하지만 어릴 때는 항상 추석즈음이면 찬바람이 불었는데 그 찬바람을 피하고자 입었던 엄마가 떠 준 조끼, 그리고 많은 음식들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 추억들이 가을이 되면 늘 생각이 난다. 길을 걷다가 데자뷔 같은 그런 허하고 가슴 시린 느낌을 가을에는 한 번씩 느끼곤 한다. 

물론 가을에는 식욕의 계절이라 내 몸무게가 정점을 찍기도 하는 계절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기에 겨우 간신히 유지만 하고 있는 나로서는 먹는 걸 줄이는 것이 제일 어려운 과제이다.



겨울


순위로 따지면 봄이 우선일 듯했는데 캠핑 가서 돌풍 때문에 텐트가 날아가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떠올라서 겨울을 3번째 순위에 올려줬다. 여름을 좋아하면 겨울을 싫어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추위를 많이 타지 않아서 겨울도 좋아한다. 특히 겨울의 액티비티 중 하나인 눈썰매를 타러 진짜 많이 다닌다. 겁이 많아 내가 타지는 않고 아들을 태워주러 다닌다. 물로 스키도 못 탄다. 무서운 건 잘 못하는 편이다. 그래도 그런 곳에 열심히 다니는 편이다.

 

겨울에 장박을 한 경험을 잊을 수가 없는데 처음 캠핑을 한 그 겨울에 장박을 시작했다. 중고텐트를 하나 사서 쳐놓고 3개월 내내 주말이면 캠핑장을 갔다. 어느 날은 눈이 잔뜩 내려 있고 어느 날은 계곡물이 꽁꽁 얼어 아이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얼음밑에 살아있는 물고기 잡기도 하고(지금은 아이가 생명을 존중하라고 하도 닦달해서 못하게 되었지만) 잡은 물고기를 구워 먹은 적도 있다. 다시 장박을 하고 싶은데 매주 가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제는 캠핑자체를 일 년에 한 번 정도 갈까 하는 정도지만 시간 여유가 많아지면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것이 바로 장박이다.


겨울에는 인쇄 디자인 쪽은 성수기이다. 12월 땡 하면서부터 3월까지 정신없이 일을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내년에도 계약이 몇 건 있어 모든 스케줄이 꽉 차있지만 일이 살짝이라도 비는 날에는 어떻게든 놀러를 다니려고 한다. 일이 많은 계절이라 겨울에는 풍요롭다. 그래서 해외여행도 겨울에 계획을 많이 짜게 된다. 이번 겨울에는 여행 계획은 없지만 제주도는 한번 다녀오려고 한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그렇게 춥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이 친구들 5살 때 3 가정이 모여 갔던 제주도가 너무 좋았었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생각해 보면 봄 빼고 다 좋아하는 계절인 것 같다. 다가올 겨울 아니 이미 다가온 겨울 잘 놀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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