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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Jul 13. 2024

[단편소설] 물고기의 죽음

바다가 한순간에 파도로 변한 것이다.



 바다는 순환한다.

 저 멀리에 존재조차 몰랐던 것이 어느 순간 옆에 와 있기도,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바다는 세상이다.

 물고기는 생각한다. 그의 삶은 바다로 충만해있다. 바다 없는 삶이란 죽음이었고 그랬기에 그는 바다를 존경하고 선망한다.

*삶.


 물고기는 생각했다. 나는 바다와 무얼 하고 싶은가? 그는 바다와 함께 자라왔다. 어린 바다는 어린 물고기와 어울렸다. 그들은 서로에게 삶이 되었다.

어느 날처럼 특별할 거 없는 날이었다. 그날은,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과 공기, 그리고 따뜻해진 바다가 좋았던 날이었다.

 그들은 함께 헤엄쳤다. 바다가, 물고기를 품고.

 바다는 물고기를 껴안고서 빠른 속도로 헤엄친다. 주위에서 시선이 꺼지고 그들의 속도에 집중할 무렵, 일이 터졌다.

 바다가 한순간에 파도로 변한 것이다.

 그 바람에 물고기는 죽고 말았다. 물고기에겐 바다가 세상이라는 것을, 그는 정말로 몰랐을까.

 여기 물고기가 있어.

 웬일이래, 낚싯대에는 거들먹도 안 하더니.

 바다는 허망하게 인간의 손에 잡혀가는 자신의 친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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