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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Apr 22. 2024

항아리마다


오늘 나에게 글쓰기란, 행복을 담는 꿀 항아리를 몇 개 쟁여 놓는 것이다.


민들레 홀씨를 불어 하늘로 날려 보냈다. 아이의 바람을 가득 담은 바람 뽀뽀가 민들레를 하늘로 띄웠다. 날아가 버린 민들레. 아이의 노력과 소망. 휘리릭 날아가 버릴 그 순간. 그 순간을 담는 항아리. 그래서 나는 ‘설탕 한 스푼’ 매거진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에게 글쓰기란 설탕을 담은 항아리를 여러 개 쟁여 놓는 것이라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흘러가 버리고야 마는 바람과 같은 시간. 그 시간 속의 모습이 내 글 속에 고이 담겨가기를 바란다. 어떤 모습으로 담길지는 글을 써봐야 알 수 있다.



브런치 글쓰기의 시작은 화수집으로 시작되었다. 나에게 쌓인 화를 풀어야 할 것 같았다. 화를 수집하다 보니 즐거운 일이 화만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즐거움, 기쁨은 표현하고 싶지만 화는 숨기고 싶다는 걸 알게 되었다. 꽁꽁 숨긴 마음,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잘 포장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화는 사그라들고 행복이 조금씩 더 쌓였다.  


항아리마다 가득 찬 내 화를 조금씩 덜어내고 행복, 기쁨, 즐거움, 진지함, 지혜, 그리고 삶의 다양한 가치를 채워 넣는 것이 글쓰기라면 좋겠다.


민들레 홀씨는 날아가면서 희망을 말한다. 아이는 저도 모르게 민들레의 바람을 들어준다. 아이가 입으로 부는 바람이 민들레의 바람이 되는 것을 보는 엄마는 참 기쁘다.


지금은 누군가의 바람을 들어줄 깜냥은 못되지만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웃음이 되어주는 글을 써보고 싶다.  그때가 되면 항아리 마다 웃음을 가득 채우게 될까? 항아리 마다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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