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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현 김미숙 Nov 11. 2024

포루투 아치형 철교 -동 루이스 다리를 바라보며

포르투갈여행

드디어 내가 한달살이를 원하던 포루투(Porto)를 관광한다는 생각에 가장 흥분이 되는 시간이다. 도루강 하구 언덕에 펼쳐진 항구도시 포루투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존재하였던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이다. 포루투란 단어는 원래 항구(Portu)의 의미로 후에 '포르투갈'의 국명이 되었을 만큼 발달된 항구도시이며, 포르투는 도루강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히베리아(Ribeira]와 포트와인을 생산하는 빌라 노바 데 가이아(Villa Nova de Gaia) 지역으로 나뉜다. 버스에서 바라보는 건물들 하나하나 스토리를 지닌 듯 고풍스러운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크루즈를 타고 포루투의 명물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너갈 예정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도루강을 따라 장엄하게 펼쳐진 동 루이스 다리(Ponte de D.Luis I)가 눈에들어온다. 동 루이스 다리는 도로와 철도 두 개를 병행하는 다리로 포루투와 빌라 노바 데 가이아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다. 1886년 172m로 세워진 다리는 프랑스 건축가 에펠의 제자인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했으며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긴 아치교라고 한다. 도루강 6개의 다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손꼽힌다.  동 루이스 다리는 2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차량과 보행자, 2층은 전철과 보행자가 이용하도록 설계되어있다.

도루강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아름답지만, 이 아치형 철교는 찬란하게 발전했던 포르투의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 주변으로 버스킹 하는 사람과 여러 카페가 늘어서있고 크루즈를 기다리는 관광객들로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다. 선택관광으로 파두공연을 보는 사람들과, 그 시간에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로 나뉘어 관광을 했다. 파두를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나는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이 끝난 후 50분간 크루즈를 타고 6개의 다리를 지나가며 도루강 주변에 있는 히베이라와 가이아 양쪽의 아름다운 정경을 본다. 버스를 타고 여러 날 관광한 피로가 도루강의 밝은 햇살 아래 퍼져나간다. 아름다운 정경은 항상 따스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다리를 하나씩 건널 때마다 분위기가 다른 정경이 펼쳐진다. 그중 동 루이스 다리와 비슷한 다리가 있는데 마리아 피아 다리(Ponte Maria Pia)로 프랑스 건축가인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도루강 위에 펼쳐놓은 그들의 걸작품을 후세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감탄하며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뜻깊고 영광스러운 일일까?

크루즈에서 내려 히베이라를 건너 가이아로 들어선다. 이어서 케이블카로 아름다운 도루강과 주변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크루즈와는 다르게 하늘에서 본 도루강과 그 주변의 아름다움이 화려하게 발아래 펼쳐진다. 감탄하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다 보니 케이블카에 얌전히 소지품을 두고 내려 다시 찾아가는 소동을 겪었다. 다행히 바로 찾아주셔서 드디어 가이아에 발을 내딛는다.

가이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유혹하는 예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노점상인들이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구경하고 싶지만 포루투에서 가장 유명한 포트와인의 시음장으로 향한다.

포트와인의 산지는 원래 포르투갈 북부의 도루벨리에서 생산하며, 빌라 노바 데 가이아에서 숙성시켜 병에 담는다. 포트 와인이라고도 불리는 포르투 와인은 17세기에 영국에 의해 알려져 영국식 발음인 포트 와인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관광객들은 바로 이 가이아에서 시음을 하며 포트와인 셀러 투어를 즐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 들어가자 수많은 포도주 보관고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검은 통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와인의 역사와 설명을 들으며 여러 와인병이 늘어선 시음장으로 들어선다. 테이블 위에 시음할 수 있는 와인이 놓여있어 우리 4 자매는 포루투에 온 축배를 들며 마음껏 즐겨본다. 혼자 여행할 때와 달리 가족과 여행하는 것은 이런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음 후 상품구매가 이어져 술맛을 아는 감별사는 아니지만 포트와인의 기념으로 와인 한 병을 들고 나오며 저절로 취기를 느낀다. 잠시 노점상들의 쇼핑 시간이 주어져 취기에 눈 돌아가는 쇼핑을 즐긴다. 지금까지 관광 중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 같아 코르크로 만든 가방을 하나 더 가방에 담는다. 너무 가볍고 디자인도 예쁘고 특히 지난번 산 것의 반값이라는 것에 끌려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동 루이스 석양을 볼 수 있는 모루정원(Jardim du Morro)에 올라간다. 포루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언덕이 아닐까?  많은 연인들과 가족들이 언덕에 모여 포루투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웅장한 아치형의 다리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나도 그들 사이에 앉아 비 현실적인 아름다운 광경에 취해본다.


포루투 한달살이 했으면 매일 와서 지는 해를 바라보았으리라. 포르투와 도루강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아름답지만, 이 아치형 철교는 찬란하게 발전했던 포르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서 있다. 철교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보이고 열심히 구호를 달리며 뛰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 다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건넜을까? 아마 이 다리를 건너며 아름다운 풍광에 행복감과 사랑스러운 마음들을 품고 건너던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며 오래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모루정원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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