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도 여행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구채구를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환갑을 훌쩍 넘은 4명의 할머니들이 모여 과연 이 구채구를 정복할 수 있을지 걱정을 조금 가진채 더 나이 들기 전에 가볼 수 있는데 까지 도전하자고 마음먹고 떠난다. 불행인지 일기예보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는 말에 조금은 위축되었지만 여행은 변함없는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8시 늦은 비행기를 타고 4시간 10분을 날아 중국 쓰촨 성의 성도인 청두(成都)에 도착했다. 성도는 한국식 발음이고 중국식 발음은 청두이다. 톈푸 국제공항 (TFU)은 2021년 신축한 공항이어서인지 엄청 크고 깔끔하였다.
대신 도심에서 멀어 1시간 30분 이상을 달려 호텔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아 선선한 바람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침 7시 30분에 기상하여 첫 여행길에 나선다. 성도는 삼국지에 나오는 촉한 수도로 유명하며 "우유와 꿀의 땅"이라 불릴 만큼 비옥한 지역으로 중국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오늘 관광할 곳은 중국 쓰촨 성 청두 근교에 위치한 대표적인 자이언트 판다 보호 및 연구 시설 중 하나인 바로 판다의 고향, 도강언 판다기지(Dujiangyan Panda Base)이다. 판다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귀여운 동물로 이 성도에서도 도시 어느 곳이나 귀여운 판다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판다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조성된 이곳은 멸종 위기종인 자이언트 판다의 보호, 번식, 연구를 위해 설립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유일한 판다 인공사육지인 이곳에는 10~20마리 정도 판다가 있고 판다들의 병원·사육실·영양실·교육센터가 함께 운영되는 곳이라 의미가 크다고 한다.
불행히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우비를 뒤집어쓴 채 판다들이 우리 밖에 나와 있을까 걱정하며 관광에 나선다.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는 다행히 곰들이 나와 있었다. 빗방울이 세차게 내리는데도 바위틈이나 대나무 아래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비가 오는데도 왜 밖에서 자나 궁금했는데 두꺼운 털 덕분에 비에 어느 정도 젖어도 체온 유지가 가능하고 오히려 우리 안보다 바깥이 더 시원하거나 통풍이 잘 되어 바깥에서 자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비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처럼 받아들이고 깊은 잠을 잔다고 한다.
비 오는 풍경 속에서 판다가 자는 덕분에 웅크리고 잠든 판다만 보았지만 나름 새로운 광경이어서 흥미로웠다.
다행히 비를 맞지 않는 실내에서 몇 마리의 판다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의 장점은 유리장 없이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판다들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대나무 숲 사이로 판다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영화를 찍은 판다들도 거의 이곳 판다들이라고 한다. 특히 판다들이 낮에는 주로 잠을 자서 활발한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오전에 활동하니 아침 일찍 와야 한다고 한다.
갑자기 푸바오가 그리워진다. 2016년 한중 정상회담 합의로 판다가 한국에 도입되어 2020년 푸바오가 태어나고 판다의 소유권이 중국에 있어 푸바오가 한국을 떠나던 날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쓰촨 성 다른 기지에 있어서 푸바오를 보지 못한 것도 서운했다. 푸바오도 지금 비 맞으며 잠자고 있을까?
사육장 옆으로 긴 산책로가 있어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산책하고 싶었지만 잠자는 판다의 엉덩이만 본채 우리 일행은 빠져나와 길거리에 죽 늘어선 판다인형 상점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