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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봉 Oct 24. 2024

천국 체험

췌장에 큰 물혹이 생겨 걱정하고 살아온 게 2년이 되어 간다.

6개월 전에 대학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추적관리를 하면서 췌장의 악성 물혹이 커지거나 아니면 그대로 있는지 계속해서 추적관리를 하고 있다.


6개월 전에는 ct촬영을 했고, 조금 더 커진 것 같다고 하여 오늘은 mri검사와 췌담(췌장) 초음파 내시경검사를 하는 날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 07시 50분에 mri검사를 받고 09시 30분에는 수면으로 내시경을 하는 날이라 너무 긴장을

했던 탓인지 잠도 제대로 못 잤다.


6시에 지하철을 타고 대학병원에 도착하니 병원 직원들도 일찍부터 출근해서 가운을 입고 준비하는 시간

이었다.

어제저녁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늘 새벽에 mri검사를 받으러 오니 검사실은 지하 2층이고

계속해서 에어컨을 틀고 있어 한기가 느껴지고 추웠다.


긴장되어 병원에 오니 너무 빨리 도착하여 40분 동안 검사실에서 기다리다가 환복을 한 후 의료진이 내 이름을

불러 mri검사실로 들어가니 원통형인 기계 앞에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라고 했다.

누워 있으니 무엇인가 무거운 것들을 내 배 위에 올려놓고 귀에는 헤드셋인지 이어폰인지 뭔가를 꽂아 놓고

기계소리가 너무 크니 귀마개를 해주고는 통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검사를 하면서 폐색 공포증이 있는 환자는 검사도중 실패해 검사를 못하는 환자도 있다고 하여 조그마한

폐쇄된 통 안에 갇혀 30~40분을 있으려니 답답했지만 좋은 생각들만 하면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라고

하면 마시고, 내뱉어라고 하면 뱉으고, 숨을 멈추라고 하면 숨을 멈추었다.

(병원 검사실)

순간순간 방사열인지 방사선인지 의학용어는 모르겠지만 원형통 안에 들어 누워 있으니 뜨겁다가 괜찮아지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나서 몇 시간 같은 느낌의 검사가 끝났다


 원형통 검사 기계통이 열려 눈을 뜨니 천장에 벚꽃과 매화나무 등 무릉도원 같은 모습들이 눈을 뜨는 순간 확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 내가 죽어서 천국이나 천당에 왔나" 생각하면서 다시 눈을 감고 눈을 떴는데도 천장에는

꽃동산이길래 "내가 죽어 이곳에 왔나"  생각하면서 옆으로 고개를 돌려 옆으로 보니 하얀 가운을 입은

병원 검사자들이 아무 말없이 가만히 서 있어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검사를 받고 상체를 세우니 어지러워 잠깐 앉아 있다가 신발을 신고 검사실을 나왔지만, 살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


췌장 때문에 정기적으로 추적관리를 하면서 방사선을 쬐면서 ct검사와 mri검사, 췌담 초음파검사까지 반복해서 매년 두 번씩 해야 되니 긴장감이 생겨 고기도 먹지 않고 좋아하던 맥주나 막걸리도 한잔도 마시지 않으니

1년 6개월 만에 체중도 12 킬로그램이나 빠져 버렸다.


오늘 대학병원에서 췌장 관련 검사를 하면서 천국과 천당체험까지 했으니, 아프지 말아야 된다.

아이들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왜 하필이면 가장 위험하다는 췌장이 내 마음을 힘들고 아프게 하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나이가 들어가면 어느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을 걸으면 두렵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퇴직했던 선배님이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깨어나지 못해 70세에 순간적으로 운명하셨다


어제는 주택과에서 근무할때 팀장으로 모셨던 선배님이 갑자기 별세하셨다


전원일기 일용 엄니로 국민배우로 활약한 김수미

텔런트도 별세하여 국민들이 슬퍼한다


자주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친척이나 친구 지인들의

부고소식을 접할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다


옛날 같으면  환갑까지 살면 축하한다고

환갑잔치를 하지 않았던가!

할아버지는 76세  아버지는 95세까지도 사시는데

내 동생 둘은 20대에 요절하고 누님은 50대 초반에

운명하셨으니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컬 하며

한치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66세 인생이 짧다고 생각하면 짧고 100세 인생에

길다고 생각하면 짧지 않은 인생이건만 살다 보면

덧없는 게 인생인 것 같다


부모님과 조상님 선영 작업 그리고 집안정리 등

앞으로도 할 일들은 많은데 조상님들이 나에게

아버지가 못다 한 임무를 끝내고 서서히 오라고

할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추웠지만 고생했던 옛 날들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마음이 약해지면 안 되니 누가 뭐라고 한들 강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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