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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han Mar 12. 2024

8. 미국 문화 그리고 직장 적응기

8. 저녁생활을 즐기다.

그렇게 다니던 회사에서의 오퍼를 받아들이고는 그 친구에게는 미안하게 되었다. 여러 번 미안함을 표했고 그 친구가 소개해준 의사에게도 메일을 보냈다. 가족에게 최선의 선택이었고 앞으로 행운을 빈다는 답이 왔다. 그리고 채 일 년이 지나지 않아 그 병원에서 큰 레이오프 소식이 들렸다. 장모님은 그때 안 가길 잘했다며 잘한 선택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또 모르는 것이다 내가 그 안에 속했을지 아님 직장을 잃었더라도 더 좋은 곳으로 옮겼을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당시 그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앞으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곳에 그리고 내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나는 이런저런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와 툴 등을 익혀갔다. 그렇게 일이 편해질 즘에 나에게 열심히 일을 가르쳐주던 그 친구는 다른 회사로 떠났다.


참 고마운 은인 같은 친구라 가족 동반으로 식사라도 대접하려 했는데 고사했다. 아마 좀 너무 한국식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회사는 점점 AI에 관심을 더 두었고 그에 따라 DS 팀은 커져갔다. 더 많은 사람들이 팀에 들어왔고 더 많은 데이터 등을 사들였다. 그리고 점점 나는 회사를 안 나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나가도 다들 바로 앞에 모니터만 볼 뿐이고 각자 프로젝트에 직접 연관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근무하기에 모든 회의는 화상 회의였다. 그래서 나도 일주일에 이틀 많으면 사흘 정도 출근하는 식으로 하였다. 아내는 너무 좋아했다. 출퇴근 시에 집에 누가 있으니 좋았고 5시면 바로 컴퓨터를 끄고 저녁 준비를 하거나 밖에 나가 영화도 볼 수 있는 여유가 되었다.


"한국 살았어봐 아무리 6시에 정시 퇴근하고 와도 집에 오면 7시 8시야 저녁 같이 먹기도 힘들었을걸"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경우가 특별한 경우다. 아내는 교사이기에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는 것이고, 나는 재택이기에 함께 보내는 저녁 시간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5시에 퇴근해 뉴욕의 악명 높은 러시아워를 경험하며 집에 늦게 도착한다. 감사하는 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어진 것을 당연히 여기면 욕심 많은 심술궂은 사람이 된다.


나의 아침은 아내와 같이 일어나 커피를 만들고 아내의 샌드위치를 싸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아내를 배웅하고 8시 45분쯤에 맞춰 랩탑에 로그인했다. 방하나에 거실이 전부였던 우리 집에서 거실에 있던 내 책상까지의 거리는 상당히 가까웠다. 그리고, 정말 급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5시에 랩탑을 닫고 아내와 함께 저녁을 했다. 그리고는 날씨가 좋으면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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