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토어와 북스토어>
여행 3일째 유적지 탐방을 마치고 조금 쉬어가는 날로 잡아 호텔 근처 쇼핑몰 구경을 갔다.
관광객이 많을 줄은 알았지만 우리나라 남대문, 동대문 시장 입구의 복잡함이 쇼핑몰 내부에서도 이루어지는 듯, 에티오피아에서 온 키가 엄청 큰 관광객도 보고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등 동서양 각국의 여행객이 섞여 있는 인종 박람회장 같은 분위기로 사람들의 특이한 복장도 재미났다
각 층마다 브랜드별 이벤트를 하는 곳이 많았는데 남성복 매장에서는 영화배우이거나 모델로 보이는 멋진 청년들이 진열 상품 옷을 입고 홍보를 하고 있었고, 여성복 층으로 올라 가자 귀엽게 생긴 모델 여럿이, 몰려있는 팬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여기 패션 몰에서의 프로모션은 워낙 유명해서 영화배우 등 연예인들이 수시로 와서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을 보는 손녀의 흥분지수는 이미 최상으로 오른 듯 노랑과 핑크옷을 입은 모델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앞줄로 나가는 중에 두 모델이 손을 흔들어주자 홍당무가 되어서는 아빠 뒤로 숨는 모습에서 여린 심성 어린 몸짓이 보여, 앞으로 밀어주며 악수를 하라고 하자 더 뒤로 숨어들었다.
이 흥분의 순간을 아이는 얼마나 기억할까
손녀의 기억 속에 오늘의 행복한 장면만이 살아있으면 좋겠다 싶다.
<* 모델 뒤에 많은 사람들은 빛 가림으로 지웠다>
패션 몰을 지나 또 한층 오르니 서점이 있고
어린이 만들기 체험을 하는 곳이 있어서 손녀가 클레이 작업을 하는 동안 서점에 들어가 책 구경을 하기로 했다.
마침 유명 작가의 북 콘서트가 준비 중인 듯한데
스토어 앞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안으로 더 들어가도 책을 사거나 읽는 사람이 없다.
각종 매체와 미디어의 발달로 웬만한 지식 등은 AI를 통해 얻을 수 있고 모바일이나 태블릿 등을 통한 전자책독서가 늘어나 종이책 독서 인구가 점점 더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건 남의 나라이건 이렇게 멋과 미를 찾는 패션몰로의 쏠림과
텅 빈 책방의 대비되는 현상이 띠를 바 없음에
청춘의 아름다움이 보이는 미적 감각을 넘어 꽉 찬 내면의 지혜와 역동성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기원을 올리며 모르는 책을 집어 살펴보기도 하면서 책방을 찬찬히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