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번째 글이다. 나의 처방을 하나씩 따라와 주는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글쓴이(나)는 행복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기에 당신에게도 선물하려 한다. 당신은 매일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한국인은 유독 행복에 집착하는 것 같다. 행복하지 않다면 세상에서 뒤처진 사람처럼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행복은 객관적 기준이 없다. 오늘 잘 알려줄 테니까 찬찬히 따라와 보라.
본론으로 가기 전에 몇가지만 언급한다. 행복은 돈, 물질 같은 가치에서 나오지 않는다. 나라의 행복지수를 보면 어느 정도 상승한 뒤 정비례하지 않고 flat 한 현상을 보인다. 즉, GDP가 높아져도 행복 수준은 동일하다는 거다. 참 다행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가져도 일정 수준 이후는 행복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 결국 '관계'가 행복의 원천이다. 돈도 같이 누릴 사람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것이다. 혼자서 햄버거를 사 먹어도 허공을 보면서 씹는 게 매일이라면 그게 기쁨일까. 당신도 얼른 동의해라. (맞아요. 강요..) 행복은 물질이 좌우하지 않으며 관계에서 비롯된다. 외향적인 성격은 더 행복을 잘 느낀다는 통계 보고가 있다. 이는 유전적기질의 차이라서 어쩔 수 없다. 외향인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좋아하고 만날 기회를 찾는다. 그 속에서 행복을 자주 찾으려 한다. 내향인들은 혼자 충전하는 시간에서 행복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는 기쁘지만 그게 힘겨움이기도 하다. 이제 본론을 시작하자.
1.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말 모르는 게 자기 자신이다. 우리가 하는 많은 선택과 결정들은 의식을 거치지 않고 진행되기도 한다. 당신은 합리적으로 결정하려 하지만 사실은 감정적으로 이끌릴 때가 많다. 연애 상대를 고르거나 상품을 고를 때 합리적인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마음에 더 끌리는 편을 선택하지 않는가. 아니라고 해도 사실 그렇다. 우리는 마음에서 끌리는 것을 거부할 수 없다. 의식은 정말 중요한 것들만 선별적으로 기억하고 생각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성적 생각이 우리 행동의 주원인이 아닐 수 있다. 이성은 동물적 본능을 통제하는 좋은 기능을 한다. 당신과 내가 이렇게 예의를 차릴 수 있는 이유는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성적 사고가 우리의 행동과 중요한 결정을 좌우하지는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이성은 보다 중요한 원인을 못 보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많은 부분들이 감정에서 비롯되기도 하니까.
2. 인간은 사실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다. 생존하지 않으면 행복도 있을 수 없기에. '조형(shaping)'이라는 것을 잠시 말해보자. 이는 인간이 개에게 원하는 행동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개는 간식이라는 강화물을 얻기 위해 인간이 요구하는 행동을 단계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개는 간식 자체가 아니라 간식을 먹었을 때 뇌에서 유발되는 쾌감과 즐거움을 위해 점차 인간의 요구를 듣고 행동을 형성한다. 개가 간식을 얻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배우듯 인간도 쾌감을 얻기 위해 생존에 필요한 일을 한다.
3. 당신은 스킨십, 상대와 살이 맞닿는 순간을 좋아하는가. 나는 좋아하는 사람과의 스킨십을 매우 좋아한다.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사실 그 자체만으로 큰 쾌감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쾌감을 얻기 위해(스킨십으로 GOOD을 느끼려고) 이성을 찾는다. 이성을 찾기 위해 외모를 가꾸고 자기계발을 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한다. 그 강렬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일평생 이성을 찾고 결혼을 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유전자를 남기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존재 목적이 행복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증거다. 결론은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생존과 번식을 위함이다.
4. 신체적 고통과 사회적 고통은 똑같은 뇌 부위에서 반응한다. 타이레놀로 마음의 상처를 완화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일부러 먹진 말자^^). 고통의 역할은 위협으로부터의 보호다. 뇌의 입장에서는 그 위협이 신체적으로부터 왔는지, 사회적으로부터 왔는지 알 길이 없다. 그렇기에 사회적 외로움, 고독은 몸이 아픈 것 같은 신호를 보내게 된다. 나는 좋아했던 대상으로 분리되어야 했을 때 신체의 일부를 떨어 뜨려 놓듯이 아픈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당신도 살면서 그런 고통을 겪는다면 뇌가 같은 부위에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때에는 이 글을 다시 읽고 위로를 얻자.)
5.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생명체는 오래 생존하지 못하고 잡아 먹힌다.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동물은 문제가 생긴다. 며칠 굶주린 배를 채울 때, 꽁꽁 언 몸을 온천물에 담글 때, 이렇게 몸을 보존하는 경험을 할 때 강력한 쾌감이 발생한다. 나는 저녁을 맛있게 먹으려 일부러 점심을 적게 먹는 편이다. 주말 외식을 즐기기 위해 평일에 외식을 자체 한다. 같은 경험이라도 갈증이 있으면 행복이 더 커진다. 결국 사람을 좋아해야, 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연인이나 친구가 생긴다. 혼자가 불편하지 않다면 결혼에 대한 갈망도 적고 자녀를 가질 확률도 낮다. 생존과 번식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쾌감을 예민하게 느꼈던 조상들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절실히 찾는다. 강렬한 기쁨과 즐거움을 사람을 통해 느끼기도 한다. 사람과 무관해 보이는 감정들도 사실은 근원이 사람인 경우가 많다.
6. 극도의 사회성은 개미와 인간의 공통점이다. 한 개체로서는 그다지 능력이 없지만 서로 돕고 나누고 이용하는 복잡한 사회적 능력 덕에 개미와 사람은 지구에서 유례없는 성공 신화를 이루었다. 인간의 지구정복은 사회적 정복으로 볼 수 있다. 당신이 아무리 내향인이라고 해도 회사는 다녀야 하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매일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일 수 있다.
7. 다시 강조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이유는 생존과 짝짓기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그 사회성 때문에 놀라운 생존력을 가졌다는 것까지 이야기했다. 사람의 희로애락의 원천은 '사람'이다. 그래서 행복감을 발생시키는 우리의 뇌는 '사람'에 중독되어 있다. 사회적 경험은 행복을 낳게 되기에 우리는 사회적이게 행동하게 된다. 즉, 세상에 자꾸 우리를 내놓게 된다.
8. 내용을 한번 정리하고 가자.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돈, 명예 등)에 좌우되지 않는다.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하는 것은 외향적 특질이다. 행복은 사회적 동물에게 필요한 생존장치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삶으로 떠오르기'에 이런 글이 있다. '형상을 가진 모든 것이 덧없음을 깨닫고 받아들일 때만, 세상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다. 노래하고 춤추고 웃을 수 있다. 대상을 흥미로운 것(자극)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그저 함께 관조하고, 경외감을 주는 대상이라고 바라보고 마음의 분석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행복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자동차나 돈은 조금도 언급되지 않는다. 자연과의 관계, 사람과의 관계가 당신과 나의 행복이다.
9. '생존'만이 목표라면 돈만 가지고도 살 수 있는 일종의 신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의 원시적인 뇌는 아직 이 신세계에 적응이 덜 되었고 그 안의 행복 전구는 돈 자체에 관심이 없다. 그 전구를 켜고 끄는 스위치는 여전히 '사람'이기 때문이다.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알려주자면, 돈은 그 전구를 켤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10. 당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는 '과도한 타인의식'이다. 이런 의식은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사람이 행복의 중요 요소지만 행복할 수 있는 전제조건은 그 만남이 내게 즐거움이 편안함을 줘야 한다. 사람들과 비교하거나 눈치를 보면 스트레스만 증가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냐는 설문에 유럽에 비해 한국인들의 긍정반응이 극히 낮았다. 남들로부터 신뢰와 존중을 받는다고 생각하냐의 질문에도 한국인들은 다른 국가 사람들(90% 이상이 긍정)의 절반인 56%만 행복하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필요나 목적에 의해 만나게 되는 관계들(양적 관계)은 차고 넘친다. 사람이 많은 게 중요치 않고 '진짜 친구'가 있는 게 중요하다. 양보다 질인 것이다. 행복을 위해서는 내가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야 한다. 그래서 자유감의 부족과 과도한 물질주의는 예민한 타인의식을 낳고 그것이 불행의 원인이 된다. 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누릴 자유와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당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물질을 누리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즉, 당신이 당신의 삶의 '갑'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 한번 갑이 되어 살아보자.
11. 행복한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은 타인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이 인생의 주도권을 가졌다고 스스로 느낀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원하는 옷을 입고 주어진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려 한다. 각자가 독특한 꿈, 가치, 이상을 가지고 살며 서로가 그것을 그대로 존중하며 이해하는 것이 '함께' 사는 모습이다. 오늘부터 당신의 행복을 위해 강제로 처방한다. 타인을 의식하거나 비교하지 마라. 자연이나 무용한 것에서 그 자체만으로 존재를 느끼고 감각을 느껴라. 관계에서, 사람과의 만남에서 기쁨을 찾아라. 당신의 시간은 당신의 것이니 무엇을 하고 싶고 어디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라. 그리고 그것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