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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전기지민 Dec 09. 2024

언어치료사가 알려주는 마음 회복 처방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마음 회복

*본 글은 '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 김아라'를 참고하였음


 오늘은 마음 회복을 위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글쓴이(나)는 PTSD와 우울증을 겪은 이력이 있고 애도의 과정을 통해 회복(중)을 경험한 이력이 있다. 우리 모두는 원치 않는 일을 만나 짧게든 길게든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 우울과 불안은 잘 살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다. 과거에 잘 살고 싶었으나 잘 되지 않아서 우울을 경험하거나 미래에 잘 살고 싶은데 자신이 없을 때 불안을 경험한다. 잘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진 당신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부정적 감정은 늘 사람들에게 무시받고 배척받는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도 우리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우울할 때는 슬픔, 죄책감, 외로움, 분노, 무가치함, 절망감, 과민함의 복합 감정을 겪는다. 불안할 때는 분노, 두려움, 질투, 실망, 당황, 슬픔 등의 복합 감정을 느낀다. 우울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결핍과 관련이 있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에너지, 흥미, 동기부여에 관여하는 노르에피네프린, 내적 동기에 도움을 주는 도파민은 각각 행복과 쾌락을 느끼게 만들고 수면을 조절하며 우울과 불안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회복의 첫 단계는 우울과 불안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울과 불안은 비슷해보이지만 엄연히 다르다. 처방하는 약도 다르다. 과거로 인해 우울한 사람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관련된 처방을 내리면 안된다. 그러나 우울과 불안은 '상실'과 관련이 있다. 상실이란 아주 없어지거나 사라짐을 의미한다. 당신은 사람이나 물체, 반려견 등의 어떤 종류의 상실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을 깊게 둔 대상일수록 상실의 아픔은 크다. 나도 겪었다. 그리고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2~3달의 지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나는 그 시간이 너무 아프기만 했는데 역으로 생각해보니 내가 그 사람을 그만큼 소중히 여기고 사랑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쉽게 잊고 보냈다면 딱 그만큼의 마음을 내가 둔 것이다. 나는 온전히 사랑했고 좋아했다. 그러므로 상실의 아픔이 큰 것도 당연했고 그 아픔을 잘 이겨내고 있다. 그 해결의 비법을 당신에게 나누고자 한다. 몇 개의 단어 개념을 알고 시작하자. 


 먼저는 '심리적 마음 자세(Psychological mindedness)'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궁금해하고 내 심리의 핵심을 정확히 인식하고 파악해 수정하는 능력이다. 나의 어떤 문제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분석할 준비가 된 상태를 말한다. 즉, 심리 상태에 대한 통찰 능력이다. 나는 이전에 내 심리를 궁금해하거나 정확하게 분석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 개념을 알고 순간의 감정, 심리적 반응에 대해 빠르게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은 '소통'이다. 소통의 부재는 모두에게 답답함을 준다. 소통이란, 막히지 않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 소통이 막히는 이유는 내 이야기는 많이 하면서 타인의 말은 듣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극적인 사람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두번째는 상대의 말을 부정하며 시작하는 습관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율성'이다. 자율성이란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유를 말한다. 우리는 여러 선택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또 그 결과를 책임지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선택의 상황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 결정하는 기회를 자주 얻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결정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많아지면 효능감도 생긴다. 그러나 자율성이 낮으면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선택하고 싶은지, 자신의 생각은 무엇인지 몰라서 혼란스럽다. 


 <우울을 가라 앉히는 방법>

1. 무기력을 줄이는 행동 활성화를 이용한다.

 삶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성취감은 힘든 상황을 이기는 원동력이 된다. 행동 활성화란,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는 활동을 계획하고 보상을 기반으로 그 행동을 강화하는 기법이다. 일단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는 활동을 리스트로 죽 적어본다. 그리고 우울을 유발하는 습관적 SNS 방문, 폭식과 같은 부정적 행동을 줄인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동에 칭찬이나 물질로 보상을 준다. 이 방법은 우울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나의 즐거움은 'cozy한 분위기의 카페가기, 빛이 잘 드는 장소에서 독서하기, 맛있는 간식 먹기, 운동 후 식사하기, 남편과 영화보기' 등이다. 당신의 활동 리스트는 무엇인가?


2. 좌절과 낙담에서 벗어나는 한계를 인정한다. 

 완벽주의는 현재 상황에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에 우울할 가능성이 높고 실수에서 다시 일어나는 회복 탄력성이 낮다. 지금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작은 성취에 만족하고 그 한계를 조금씩 높여가면 우울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3. 상실의 고통을 흘려보내는 애도의 시간을 가진다.

 애도는 상실에 대한 자연스러운 슬픔의 반응이며 의미 있는 대상을 잃은 후 마음의 평정을 회복하는 정신적 과정이다. 상실을 만나게 되면 1) 충격, 부인, 부정의 시기를 보낸다. 2) 지속적으로 상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낸다. 3) 절망과 우울의 시기를 보낸다(슬픔, 절망, 우울, 분노, 불안, 죄책감 등을 느낌). 4) 회복의 시기가 온다(이전과 달라고 여전히 괜찮은 삶).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제시한 상실의 5단계(죽음과 애도의 5단계 model)는 부정->분노->타협/협상->우울->수용이다. 모두가 같은 단계를 밟지는 않는다. 

 우리는 충분히 슬퍼하고 잘 보내주어야만 한다. 부정적 감정은 충분히 표현하고 발산할 때 해소가 된다.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준다면 훨씬 회복이 빠를 것이다. 


4. 자책을 멈추는 신념을 바꾼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피해를 받기도 한다. 나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실수를 통해 배우면 된다. 나도 살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적이 많다는 걸 기억하면 내가 피해자라는 억울함을 줄일 수 있다. 


 여기까지가 우울을 가라 앉히는 방법이었다. 그 외에도 마음챙김(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것)과 알아차림(현재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현상들을 방어하거나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각하고 체험하는 행위)을 실시해보자. 이는 마음에 평정을 가져다주고 심신이 안정되게 한다. 이는 마음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마음 근육의 증가는 아래와 같은 이점이 있다.

1.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 중에 선택을 했다면 후회하지 말고 나름대로의 장점을 찾고 그것에 만족하자. 불평하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우리에게 유익하다. 과거를 반성하되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아무리 고민하고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해도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2. 현재를 살아갈 회복탄력성을 준다. 

 내가 정말 원하고 키우고 싶은 능력은 회복탄력성이다. 어떤 좌절의 경험에도 빠르게 일어날 힘은 회복탄력성의 유무와 크기에 있다. 


<회복을 위한 16단계>

1. 건강한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다.

 나를 위한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서 탄단지 골고루 섭취한다.

2. 잠의 질을 높인다.

 수면이 불규칙하다면 기상 시간을 정해 어떤 시간에 잠들어도 같은 시간에 깨도록 연습한다.

3. 운동을 한다.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한다.

4. 할 수 있다면 약, 상담의 도움을 받는다.

5. 삶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의 합이라는 것을 기억한다.

6.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한다.

 사람의 기질은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으로 구분된다. 기질은 바꿀 수 없지만 자신의 기질을 인정하면 성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 성격은 '자율성, 연대감, 자기초월'로 구성된다. 

1)자율성이란, 스스로의 행동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통제하는 정도를 말한다. 이는 나와 나의 관계다. 목적의식에 따라 결정하는 능력이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수용할 때 성숙한 자율성이 만들어진다.

2)연대감이란, 타인을 수용하고 타인을 성숙한 자세로 대하는 정도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말한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타인에게 관대한 기준을 가질 때 증가한다. 또 타인의 정서에 공감하고 이타적이고 공평한 태도를 가질 때 높아진다. 나는 타인의 입장에서 그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 의심하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이는 관계에서 단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3)자기초월이란,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이다. 이는 나와 세상(만물)의 관계를 말한다. 이는 영성을 발달시키며 나 자신을 세상의 일부로 인식하게 한다. 자기초월이 높을수록 인간의 머리로 이해하기 힘든 일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7. 선택했다면 뒤돌아보지 않는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선택했다면 책임감을 가진다. 그리고 유능감, 자기수용, 자기일치 능력을 기른다. 이는 자율성 향상에서 도움이 된다. 

8. 나는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는다.

 감정타당화라고 이 감정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감싸주어야 한다.

9. 나를 움직이는 것은 칭찬이다.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것을 아끼지 말자. 인색하지 말자.

10. 기대하는대로 이루어진다. 

 우울증 환자는 부정 회로가 잘 닦여 있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회로를 잘 닦아보자. '자기 충족적 예언'이란 어떤 기대와 예언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그 예언을 스스로 실현하는 현상이다. 피그말리온 현상이라고도 한다. 긍정적으로 예언하면 실천하게 된다.

11. 우리는 완벽해질 수 없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왔을까. 완벽해지기나 할까. 이런 비합리적 신념이 우울을 야기하므로 완벽주의를 내려 놓고 내 단점을 수용한다. 그러면 자유해질 것이다.

12. 이만하면 괜찮은 관계로 충분하다. 

 안정애착은 어릴 때 형성되지만 성인이 되서도 배우자나 연인이 안전기지가 되어준다면 안정적인 애착 형성이 가능하다. 또 자기 자신이 '정신화 과정'을 통해 안전기지가 되어 줄 수 있다. 이 과정은 나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며 타인의 마음과 과거 경험을 연결지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자신이 점차 안정형의 사람이 되어간다.

13. 좋은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온다. 

 건강한 자아의 분화는 바운더리는 세우는 것에서 온다. 자신의 바운더리가 무엇인지 알고 타인에게 알린다. 타인이 넘어오지 않지만 관계를 잘 유지한다. 만약 타인을 너무 밀어내는 사람이라면 바운더리를 좁혀 타인을 수용하도록 노력해본다.

14. 갈등은 이해로 풀린다.

 누군가가 내 감정을 세밀하게 읽어주면 우울이나 불안이 감소한다. 그러므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해해 줄 때 갈등이 풀리고 관계는 회복된다.

15.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관계 회복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까지 상대에게 모진 말을 하지 않았고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회복이 불가했다는 것은 이제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16.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되며 회복한다.

 사람은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 새로운 관계 내에서 우리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나는 관계를 시작하는 단계가 피로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고 내가 만날 인연도 많을 것이다. 지금 내게 안정을 주는 사람들 내에서도 나는 회복되어 갈 것이다. 


 오늘은 우울과 불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자세히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오랜 시간 아파왔고 지금도 극복하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나는 말끔하게 회복할 것이고 새로운 관계에서 안정을 느낄 것이다. 이전의 실수를 기억하고 상실의 흔적은 남겠지만 부정적 감정과 아픔은 사라질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것이고 우울과 불안을 잘 다스리고 자율성을 가진 삶을 살 것이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낙관으로 하루 하루 많이 웃고 현재를 누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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