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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재 이진주 Mar 26. 2024

꼰지발로 기다리던 봄

그리움은 언제나 봄

몽글몽글 살갛을 벌리고 아픔을 승화하며

솟구치는 꽃망울이 힘에겨워 눈물이 글썽인다.

작은 소리를 내며 봄이 온다고 달리는 실개천에는

노오란 생강꽃이 새초롬 돋아났다.

바람이 가끔은 님의 향기 묻혀오고

그리움은 담장 너머로 보기위해 꼰지발을 하게된다

배시시 웃는 별꽃이 매자네 장독뒤 양지바른 곳에서 피었다.

여린 내 손주녀석 그리움이 뭔지도 모르는구나

그냥 내달리다 넘어질뻔한 곳에 푸른 물이 들었다

나훌나훌 흔들리며 다가 오는 봄이다.

가슴졸이며 산능성이로 제일 먼저 달려오는

봄의 함성을 나는 높은 담장에 기대어 꼰지발로 기다린다.

길다랗게 목을 뽑아 들고 초롱한 눈망물로 그토록 그립던 봄을 맞는다.


이름모를 꽃을 피우는 산골에서

애틋한 당신의 사랑이 부럽다.

나도 모른다.

꽃이 어떻게 피면서 오는지     

모진추위 설설한 눈밭에서도

다투어 피어있는 이쁜 당신을

버선발로 나가 반기네

내게는 특별한 봄이로다.     

청정하고 청명하다

향기는 천연덕스럽고 아름답다.

그 높은 기상 그 찬연함이

당신을 꼭 닮았구나.     

서화라도 너의 곁에 있고 싶어

맑은 시냇물 그려놓고 너를 피우리

낯설지 않는 향기 먼길에 서성이다

봉창문 열고 당신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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