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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재 이진주 Mar 30. 2024

쾌족의 삶

성실함이 답이다.

“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마음 건강이 크게 좌우된다.”-한스셀라의 말을 인용해 본다.

“놀이는 좋아서 하는 것이고 일은 해야만 하는 것”이라 했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늘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한 해가 시작되고 난 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은 고민에 가끔은 빠지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 놀이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시간 나는 대로 여러 가지 궁리를 하게 된다.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에 일어나 커피학원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커피를 배우는 것은 꼭 커피바리스타가 되어 그 업종에서 종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꼭 한번 배우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지금은 그 일이 좋아서 배우고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일에 깊이 빠질 수 있다면 마음 건강이 회복될 수 있을까? 기대해 보기도 한다. 때론 “이 일을 배워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성실함을 소중한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는 나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최고의 즐거움이고 행복한 시간들이다. 요즘도 매일처럼 나를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다든지 찾아뵙는 일과 내가 건강을 유지하고 가족모두 무탈하기만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새해 들어 성경 1독 90일 운동에 참여하기로 마음먹고 매일 읽을 분량을 정해진대로 따라 읽는다. “말씀에서 성도와 교회가 가야 할 길을 묻다.”는 타이틀을 주축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읽어가야 한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성령의 도우심을 느끼게 되고 내 영성도 더욱 굳건해지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점차로 신앙의 깊이를 더하게 하고 내 삶에서 종교의 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해야 할 일들은 많지만 무엇을 먼저 하고 나중에 무엇을 할까는 개의치 않는다. 내 생활이 아직 무엇을 질서 있게 하기에는 준비되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하루가 “여삼추”같고 어떤 날은 “백수가 과로사한다”라고 하는 것처럼 바쁘기도 하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기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을 당하게 되면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짧게도 느껴진다. 요즘 들어 여전히 피곤하고 지루한 시간들이 많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옷깃을 파고들고 몸은 점점 게을러지니 어디 마음 편히 쉴 곳이 없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책을 읽고 감성에 빠져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보고 싶기도 하고 마음으로는 이끌어 보지만 몸은 여전히 불성실한 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잠시 그러다가도 나름 더 소중한 가치 창조에 더 큰 의미를 둘 때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옛 고사에 “먼저 덕을 쌓아라. 덕이 쌓이면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람들이 모여들면 영역이 생기고 영역이 만들어지면 돈이 만들어진다. 돈이 모이면 결국 좋은 곳에 쓸 곳이 생긴다.”했다. 나는 나름 이 글을 좋아하고 또 우선적으로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난 단지 돈을 벌지 못하고 있지만 돈보다는 덕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대부분 가까운 친구들이 퇴직 이후 경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괜한 자존감을 스스로 흔들고 있기도 했다.   

위기 속에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배가 전복되어 보아야 그 배를 부리던 사람이 수영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고, 세월이 추워져 보아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가장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는 고사가 있다. 나는 지금 어떤 시련도 고난도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면서도 가장 불안한 하루를 살고 있다. 성실함을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삼고 살아온 나는 퇴직 이후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나는 시련을 거치고 싶지 않다. 다만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바로 찾지 못했기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간직해 왔던 자존감이 내게는 간직해야 할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매일같이 어머니를 케어하고, 매일 성경을 읽고, 걸어서 커피학원에 가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도 하고, 캘리그래피를 하기도 하니 난 어쩜 바쁜 일상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성실함이 답이라고 했다. 성실하게 묵묵히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새로운 일이 생길 것이고 그 일에서 행복을 느껴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행복보다 한수 위는 쾌족”이라 했다. 행복은 운이 좋아 나에게 복이 온다는 뜻이고 쾌족은 마음이 상쾌해지고 만족스러운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성실함으로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언젠가는 쾌족의 삶이 올 것이다.

부귀와 빈천에 관계없이 늘 마음이 상쾌하고 만족스러운 “쾌족의 삶”을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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