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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은샘 Sep 30. 2024

다이어트

나, 살빼려고

유난히 더웠던 여름, 평소 운동으로 걷기를 하던 것도 멈추게 했다. 저녁이면 바람이라도 살랑거려야 하는데, 밤이 되어도 식지 않는 열기는 숨을 콱콱 막히게 했다. 걷기도 중단하고 퇴근 후에도 에어컨을 가동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다보니 살이 통통하게 올라왔다. 몸의 뼈대도 굵고 늘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나에게 올 여름더위는 얄미운 손님이었다.


  가뜩이나 작년 여름 비 오는 날 맨발걷기를 하고 오다 살짝 미끄러져 복숭아뼈에 실금이 갔었다. 괜찮겠지, 다음 날 자고 일어나보니 발등은 부어 있었고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복숭아뼈 부근에 금이 가 있었다. 철심을 박고 수술을 하거나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는 기로에서 수술보다느  깁스를 하고 있기로 했다. 병원편의점에서 목발을 두개 샀다. 꼼짝없이 깁스를 한 채 운동도 일상생활도 그대로 멈춰라, 답답했지만 핑계대기 딱 좋았다.


한 달 , 두 달 작은 실금은 생각보다 쉽게 붙지 않았고 두달 반 만에 반 깁스로 바꾸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상생활만했다. 왼발을 다쳐서 다행히 운전은 할 수 있었고 식사문제도 체중을 씽크대에 기대어 해결했다. 11월 드디어 깁스를 완전히 풀었지만 걷기는 무리였다. 그러는 동안 나의 몸무게는 서서히 올라와 있었고 인생최대치의 몸무게를 찍고 있었다. 답답했지만 간신히 붙은 뼈에 금이 갈까봐 무리한 운동은 하지 못햇다.


  12월이 되면서 천천히 걷는 연습을 했다. 퇴근 후 동네 한바퀴 도는 걸로 시작햇다. 조금만 무리하면 다였던 쪽 발등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예전만큼의 걷는 스피드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꾸준히 맹리 한바퀴 두바퀴 아파트 단지를 돌았다. 평소 만보이상 걷는 나에게는 세발의 피였다. 안되겠다. 남편과 함께 차를타고 퇴근하던 길을 걸어서 퇴근하겠다고 했다. 직장인 남촌동에서 학익동까지 화요일은 제외하고 매일 걸어서 퇴근했다.


  승기천을 가로질러 무주골 공원을 걸어간다. 새로 생긴 공원으로 다양한 장미가 심어져 있고 잔디가 조성디어 있어 쉼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자연생태공원처럼 자연적으로 산 옆을 흐르는 또랑이 있어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끝부분쯤 굴다리를 지나면 문학경기장 달리기 트렉이 나온다. 마라톤연습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동기부여가 된다. 경기장을 지나면 문학동 꼭대기 새로 생긴 빌라단지가 즐비해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문학산 부근은 개발을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면 좋은데 자꾸 높은 아파트와 빌라단지가 생겨 문학산을 가려서 좋지 않다.


  이런저런 생각에 문학동 굴다리를 지나면 학익동에 도착하고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잰걸음으로 서둘러 집에 간다. 밥을 기다리는 한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일과가 끝이면 좋은데 저녁밥을 먹는다. 평소 나의 신조는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자는 주의다. 한 번 오른 살은 내려갈 줄 모르고 매일 걷기를 해도 통통한 몸은 나를 좌절하게 만든다. 아, 살빼야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텔레비젼의 건강프로그램에서는 중년의 다이어트 살 빼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연일 광고도 다이어트에 좋은 유산균, 알약, 한약다이어트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살 뺀 연예인들도 많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유명한 한의원 의사가 개발한 다이어트 광고가 떠서 상담을 신청했다. 전화로 상담을 하니 백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고 체질에 맞춰서 빼준다고 햇다.아,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마라톤을 시작해야하나? 다시 그 열정을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40 대 중반쯤 인생 첫 다이어트를 하게 되었다. 일 하느라 살이 찐 줄도 모르고 매일 걸었으니 괜찮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동안 몸무게는 많이 늘어 있었다. 한참 허브다이어트가 유행일 때였다 퇴근길 상담을 받았다. 허브물을 마시면 노폐물을 빼주어 살이 빠지고 단백질 쉐이크로 영양을 채워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금액도 비싸지 않아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래, 결심했더. 그날부터 퇴근길 허브다이어트 지점에 가서 반신욕기에 들어가 노폐물을 빼면서 미지근한 허브물을 마히고 집에 와서 저녁은 먹지 않고 단백질 쉐이크를 마셨다.


  그리고 근처 배수지운동장에 가서 걷고 뛰고 마라톤 연습을 햇다. 처음에는 반바퀴부터 시작해서 매일 조금씩 늘려 가다보니 뛸수 있게 되었다.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점점 속도가 나고 빠르지는 않지만 뛰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목표가 있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송도국제마라톤 10킬로를 신청햇다. 목료가 생기니 쉴 수가 없엇다. 그렇게 삼개월을 허브물을 마시고 마라톤을 하는 동안 몸무게는 10킬로그램이 감량이 되어 있었다.


  송도 국제마라톤 당일 남편의 차를 타고 갔다. 출발선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고 3680번 번호를 가슴에 달고 출발소리아 함께 나와이 싸움이 시작되엇다. 공원을 달리는 것과는 많이 다른 환경, 선두그룹은 저 만치 달려가고  달리다 걷다를 반복하며 자신과의 싸움에 지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 5킬로 반환점을 지나자 슬슬 한계가 왔지만 호흡을 조절하며 걸어서라도 결승점에 도달하려 애를 썼다. 그렇게 가쁜 호흡과 함께 10킬로미터 결슴점에 도착하는 순간 달리기의 희열을 느꼈다. 완주메달과 함께 완주했다는 자심감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일상생활이 생활습관에 다시 서서히 젖어들어 가고 있다. 그 때의 열정을 다시 한번 살려봐야겠다. 그 때처럼 음식을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할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달려보고 싶다. 오늘 아침도 나는 새벽부터 운동화를 신는다. 할 수 있으면 다시 뛰어보고 싶다. 그리고 말한다. 날, 살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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