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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덕대게 May 14. 2024

애스터로이드 시티(2023)

무한한 삶

https://blog.naver.com/4uspace0000/223151468928


예술 활동이라 하여 그 무언가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 개별자의 존재 자체가 어쩌면 하나의 예술 작품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매 순간마다 특정한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며, 그 결단들이 모여 결국 당신이라는 하나의 작품을 빚어낼 것이다. 비록 부조리하고 무의미하게 보이는 이 삶일지라도, 우리는 분명히 무언가 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염세적으로 바라본다면 이는 그저 느리게 죽어가는 삶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나, 낙관적인 시각에서는 그 끝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주어진 시간 동안에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삶일지도 모른다.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당신이 지금 본질이라 여기며 행하고 있는 것들 – 학생이라면 공부를 하여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하는 것, 직장인이라면 승진을 하여 많은 돈을 버는 것 – 이 어쩌면 당신의 착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당신의 본질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실존 그 자체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본질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존에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즉자'가 아니라 '대자'이기에, 실존이 본질에 앞서는 존재라 할 수 있으니, 이는 다른 존재자들과는 다른, 인간이라는 존재의 특별한 속성이라 할 수 있다. 현존재로서 인간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실존 가치에 대하여 회의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리하여 때로는 존재론적 회의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이 영화를 기억해보라.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소행성이 없을 때도 여전히 그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리의 본질이라 착각하는 것이 없어지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로서 실존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본질이 아닌 실존 그 자체로서의 우리의 존재가 참된 가치임을 되새기며, 매 순간의 결단이 모여 빚어낼 당신이라는 예술 작품을 완성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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