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체류하거나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집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이미 지인이 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다면 이런저런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것이다.
오늘은 필리핀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필리핀에서 집을 구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한국 커뮤니티와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 두 번째, 브로커를 거쳐서 집을 구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직접 발품을 팔아 집을 찾아보는 방법.
[출처 : Pixabay]
첫 번째 방법의 경우 기본 정보가 없을 때 손쉽게 넓은 지역의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방법으로 특히나 필리핀에 초기 정착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특히나 언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 이민자는 한국 사이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점이라면 주변의 지형을 잘 모를 때 인터넷에서 얻은 단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집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족한 정보 때문에 자칫 입주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무작정 집을 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여러 현지 사이트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거주공간 자체를 한국인이 아닌 필리핀 현지 사정에 맞춰 꾸며놓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집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은 한인 사이트를 통해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한인을 통해 집을 구했다는 안도감으로 자칫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이전 계약자와의 디파짓과 관련된 문제나 혹은 각종 공과금이 미납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입주하기 전에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인터넷이나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집을 구하고자 하는 경우 편하게 알아본 만큼 직접 본 것이 아니기에 충분한 주변환경 및 위치정보를 함께 알아두어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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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브로커를 이용하는 경우는 큰 불편함 없이 집을 확인하고 계약을 할 수 있다. 집 계약 이후부터 이사까지 모든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수많은 문서와 이사에 필요한 준비과정을 모두 관리해 주는 인물이 바로 브로커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발 빠른 서비스를 생각하여 일사천리로 진행될 거란 생각을 버린다면 마음도 편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브로커란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브로커란 집에 대한 특별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서도 계약상에서는 주인의 일을 대신하는 대리인과 같은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로커와는 렌트비용은 물론 각종 협상이 쉽지 않으며, 모든 일 처리를 집 소유주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답답한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계약이 진행되는 과정과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핑계와 함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집에 문제가 생겨 일정한 협상을 하고자 할 때, ‘집주인이 외국에 나가 있어요’라고 답하는 브로커를 만난 사람이라면 이러한 답답함을 이해할 것이다.
이렇게 브로커를 거쳐 집 계약을 하는 경우 더욱 중요시되는 부분이 바로 계약서이다. 초기 작성한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가지고 집 계약이 끝나는 날에 돌변하는 것이 바로 브로커이기 때문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의 경우 초반에 모든 것이 문제없다고 말하던 브로커가 계약 만료 시 집의 작은 흠집 하나에도 트집을 잡지 않길 바랄 뿐이다.
요즘은 한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부동산도 많아져 이런 곳에선 언어적인 어려움은 덜 수 있으니 주변의 한인이 운영하는 부동산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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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발품을 팔아서 집을 구하는 경우이다. 브로커를 사이에 두고 하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주로 브로커가 하는 일을 빌리지 안에 있는 어드민 오피스(Administration Office)에서 대신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 방법의 장점은 집주인과 직접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가 제시하는 집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 위치에서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바로 확인 후 계약 결정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필리핀에서 집을 구하는 경우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먼저 선정한 이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전 조사를 하고 발품을 팔아 직접 집을 둘러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집을 구했다고 해서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괜찮은 집을 선정했다면 집 상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우선 집의 청결도~ 유독 크기가 큰 필리핀의 바퀴벌레와 우기가 되면 들끓기 시작하는 모기떼, 거기다가 습해지면 찾아오는 각종 벌레, 비 온다고 집안으로 피신으로 개미들까지... 기본적으로 집의 청결상태가 불안한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필리핀에선 오래된 건물이 비 선호대상이 되기도 하며, 집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렌트비용이 심하게 떨어지는 경우도 없다.
이러한 집 상태 점검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배관이다.
벌레나 병충은 언제나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 화장실과 욕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베란다의 배관까지, 벌레들이 왕래(?)가 쉽고 집안의 특정 공간이 습하여 벌레가 살기 쉬운 위치라면 일단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철저한 박멸로 벌레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체크해야 하는 것은 바로 기존부터 있던 집안의 흠집이나 파손 여부이다.
한인의 경우 대부분이 렌트 형태로 집을 구하게 된다. 그래서 계약 만료 이후 집의 파손 여부를 체크하게 되는데, 이 경우 어이없게 자신이 한 잘못이 아닌데도 변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사전에 수리를 요청하거나 사진을 찍어 주인 혹은 브로커에게 이미 파손인 된 상태였다는 것을 정확히 증명해야 한다.
이제 집 확인도 끝났다면 남아 있는 일은 계약이다.
여기에도 의외의 난관은 도사리고 있다. 그중 가장 첫 번째 어려움은 바로 언어적인 문제인데 영어로 작성된 계약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집 확인도 했고 궁금한 것은 다 물어봤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약 일 년 계약을 가정한다면 예상치도 않은 문제와 오해가 일 년 뒤에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계약이 끝난 뒤, 디파짓은 60일 이후에 돌려받는다.’라는 내용이나, ‘계약 만료 후 집수리를 위한 비용은 기존 거주자가 부담한다’ 등의 항목이 있다면 더욱 확실하게 체크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계약 시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다 꼼꼼한 계약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수표로 계약이 이루어지는 경우 수표의 사용요령을 알아가는 것이 좋으며, 계약상에서 오가는 모든 영수증은 금전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계약 만료 기간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계약서에서 이것만은 꼭 확인하자]
1. 디파짓 금액과 어드밴스 금액 2. 계약 만료일 3. 계약 만료 이후 디파짓 금액을 돌려받는 시기 4. 디파짓을 돌려받을 수 없는 예외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