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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Jun 18. 2024

국립공원 Senior Ranger (1)-나바호

  미국 내 특히 중부지역의 국립공원을 다니다 보면 나바호 (Navajo)라는 단어를 간간히 접하게 된다. 미국 역사에 대해서 좀 아는 분이라면 Native American중 한 부족이라고 바로 아실 수도 있지만, 뭐, 미국 역사 관심이 크게 없었다고 하면 뭐…… 코로나 팬데믹 시절, 6.25참전에 대한 감사 표시로 우리나라 정부에서 나바호 네이션에 방역 물품을 보내서 화제가 된 적 있었는데 그 뉴스라도 한번 보시길.

  

  한때 엄청 한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아마도 전 와이프가 한국계라고 해서 더 알려졌던 것 같긴 한데, 니콜라스케이지가 주연이였던 ‘윈드토커(감독 오우삼)’라는 영화는 2차 세계 대전 시절 나바호 부족의 암호 기반 통신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무전기 감청 및 도청 때문에 정보가 leak이 되어 미국 정부가 큰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이때, 나바호 원주민들에게 선교 활동을 하던 목사의 아들을 통해 나바호족의 언어를 암호로 쓰게 되었다. 원체 그들의 언어 자체가 까다로운 데다가, 암호화가 된 나바호 언어로 통신을 하니, 일본이나 독일 병들이 암호를 알아낼 수가 없었고, 기밀 상의 이유로 암호 해독 책이나 기록이 없었음에도 나바호 부족 지원병들의 암호 해독 능력이 너무 뛰어나 덕분에 태평양 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마뉴멘트 밸리안 유일 호텔 더뷰호텔 안 Museum에서 발견한 Code Talker Information)

  그런데 이렇게 있어 보이는 과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는 여러 캐년들 (대부분 국립 공원인) 스토리 뒤에는 슬픈 나바호족의 이야기들이 있다. 여러 지역들이 있지만, 나바호 원주민의 성지는 단연코 마뉴멘트 밸리 (Monument Valley)인데, 이 지역은 아리조나와 유타주를 걸쳐 있는 지역이고, 여러 서부 영화들은 물론 톰 크루즈 주연 영화 'Mission Impossible'의 한 장면에도 멋지게 그 장관을 보여주면서 나오는 곳이다. 이 성지인 마뉴멘트 대 평원에 흩어져 양을 키우며 살고 있는 나바호 족은 골드러쉬 시기에 이 주변에 은과 구리 광산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정복자인 백인들과 충돌이 잦았다. 총과 대포로 무장한 백인들에게 끝까지 항전하면서 투쟁한 부족 중 가장 크고 영향력있는 부족이 나바호 족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아시겠지만,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초기 개척, 정복자들이 인디언이라고 부르다 보니 인디언으로 불리는 것이지만, 이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가던 중 미국에 잘못 도착했고, 원주민을 처음 발견한 선원이 인도인으로 잘못 알고 소리치는 바람에 인디언이라고 우리도 불렀지만, 미국 땅에 유럽인들이 도착 전부터 험난한 자연환경을 개척하면서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던 토착민 들이였다.

 

  어쨋건 이러한 투쟁의 결과로 나바호 네이션(Navajo Nation)이라고 불리는 수도와 대통령이 따로 있는 자치 부족 국가가 미국 내 존재하게 된다. 미국 내 565  원주민 부족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있는 나바호 족은 연방 정부가 정해 놓은 보호 구역에 살고 있다. 이 보호 구역 내 마뉴멘트 밸리와 엔텔로프 캐년 ( 윈도우즈 보호기나 메인 화면에 많이 등장하던 그곳!)이 있다 보니 그들이 이 곳을 관광 상품화해서 관리하고 있다. 호텔, 공원, 투어 등 모두 나바호 족들이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 머 그렇다해서 그들의 삶이 풍부할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나바호 보호구역은 연간 강수량이 25인치 정도이다 보니 대부분 거친 황무지이다. 겨울철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여름에는 화씨 100도가 넘어 소위 쪄 죽는다는 말이 나올 지경에, 또한 엄청 건조한 날씨 때문에 여행하던 우리 가족 모두 팔다리를 피가 날 정도로 많이 긁어 댔었다. 게다가 사막 모래 바람 정말 세차다. 아무래도 주변 환경이 이렇다 보니, 나바호 족은 너무 기본이라고 여겨지는 물과 전기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잘 산다는 미국 내 이런 일들도 있다니...... 그래서일까? 엔텔로프 캐년 근처, 페이지(Page) 라고 하는 글렌캐년(Glen Canyon)과 글렌캐년 댐(Dam - 후버댐보다 약간 작은 사이즈이나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댐)이 있는 이 도시는 나바호 자치국으로부터 미국 정부가 평생을 임대 받아 사용하고 있는 도시로 이곳에 댐을 건설해 주변에 물을 공급해 주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인가 싶다. 

                                                           (엔텔로프 캐년 입구)

                                                       (하트 모양이 보이실까요?) 


  그런데 Navajo Nation 주변을 멤돌면서 그들이 자연과 살아가는 방법이나 이들의 역사가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다 했더니, 딱 영화 ‘아바타’가 떠 올랐다. 내가 이 정도 생각했음 뭐, 남들도 그랬을 것이다. 제임스카메룬 감독이 정말 나바호 부족에 영감을 받고 만든 영화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 어째 굉장히 투영이 많이 된

느낌이랄까? 오늘 저녁 아바타를 아이들과 보면서, 나바호 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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