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firmative Action!
최근 연방 대법원이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으로 불리는 소수 인종 대입 우대 정책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했다. 사실 이게 뭔지도 몰랐던 나에게 있어, 이게 정치적인 판결인지 아닌지를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나 굉장히 큰 결정은 맞는 것 같다. 뉴스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거의 매일 큰 주제로 다루면서, 이 결정으로 인한 파장은 무엇인지 매일 전문가 의견을 듣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몇몇 한국 기사를 보니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안계 유학생들에게 이 결정이 유리할 것이라 분석하는 글들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해외로 대학 또는 대학원을 가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내용들을 좀 더 들여다 보았다.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 (Students for Fair Administration)을 의미하는 SFA는 미국대학 입시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적극적 우대조치에 반대하는 단체이다. 이 SFA가 하버드 및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적극적 우대조치'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이끌어 내었는데,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인해 백인과 아시안 지원자들이 차별을 받아왔아 왔다'고 주장 했고, '최근 MIT 2024~2025학년도 신입생 데이타에 아시안 입학생 비율이 7%(40%에서 47%로 증가)나 증가한 것은 인종이 아닌 뛰어난 학업 및 과외할동 성취도에 따라 아시안들의 합격률이 올라 간 것이다'라고 했다. 60년이나 오랫동안 미국 입시에 바탕이 되어 온 '소수 인종 우대 조치'에 대해서, 이들은 2014년 소송을 시작할 당시, 각 대학이 표준화된 시험 점수 이외 인종, 가정환경, 소득 수준등을 반영하면서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이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을 해 왔었다. 많은 아시안계 쪽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인종을 고려한 입학전형이 사라짐에 따라 평균적으로 SAT등 표준화된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온 흑인학생들의 비율은 감소하고 비교적 (왠만한 시험에서는) 높은 점수를 기록한 아시안 학생들의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을 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는 "입학 사정은 대학의 고유권한이며 오로지 정량 점수로 지원자들을 줄 세워 선발하는 것은 학교가 원하는 교육 방향이 아니다" 라고 주장을 했지만, SFA는 하버드가 아시아인 학생수를 제한하기 위한 쿼터를 가지고 있고, 학업 및 과외 활동 등 다양한 평가 항목 가운데 주관적인 평가를 많이 할 가능성이 높은 인성(personality) 부분에 아시아인에게 낮은 점수를 줬다고 주장했었다. 주관적 항목을 이용해 쿼터를 운영 및 제어해 왔다는 이야기이고,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게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참고로 이 인성부분에 높은 점수를 받고자 하는 지원자들을 컨설팅을 해 주는 많은 업체들이 한국에 있다.
그런데, MIT의 경우는 2024~2025 대학 입시에서 아시안학생 입학률이 증가한 것이 맞지만,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위헌 판결한 후 처음 치러진 이번 입시에서 아시안 입학생 비율은 명문대학들 사이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폐지 이후에는 성적이 좋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오로지 백인 입학생 비율만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팽팽히 갈렸었는데, MIT와 마찬가지로,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아시안 입학생 비율이 9% 포인트 증가했고 브라운 대학에서는 4% 포인트 증가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예일대에서는 아시안 입학생이 지난해와 비교해 6% 포인트 감소했으며, 프린스턴대학에서도 2.2% 포인트 감소했다고 하고, 이런 가운데 하버드에서는 아시안 입학생 비율이 전체 가운데 37%로 지난해와 동일했다고 한다.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영향이 예상과 달리 미비하다는 분석들도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많은 명문대들이 뛰어난 학생 선발을 위한 기준으로 표준화된 테스트를 선택적으로 많이 실시해 왔기에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
어예건 내 기준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 같다. 미국의 대학입시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학교성적과 시험점수로 줄세우기를 하지 않고 포괄적 입학사정 방식을 실시하여 학생들을 선발하기에, 성적과 시험점수는 기본인 것이지 이것이 모든 것을 결정해 주지 않는 다는 점, 그러니 affimative action이 폐지 되었다고 해서 한국인이 갑자기 미국 대학을 들어갈 확률이 이전보다 높아졌으니 미국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라고 하는 많은 학원이나 유학원들의 메시지는 좀 무시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또한,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서 얼핏 들으면 위헌 같다 싶긴 한데, 이 어퍼머티브 액션이 왜 생겼는지 배경을 살펴보면 이 액션 폐지가 정말 아시아인들에게 유리한 것일까 의문점도 든다. 몇몇 기사나 정보에 따르면, 1964년 민권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대학, 기업, 공공기관 등 주요 기관의 주요직은 거의 백인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었고, 아시아를 비롯한 Minority(소수계)들에게는 지원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었다고 한다. 백인 여성들의 선거참정권도 1920년대 주어졌으니(1870년이후 노예제 폐지로 흑인남성도 참정권이 있었다), 생각보다 Minority에 대한 차별은 꽤나 오래 존재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1960년대 불기 시작한 흑인 인권운동과 여성운동 그리고 소수 인종 차별 반대 운동 등으로 인해 이 어퍼머티브 액션 프로그램이 시작이 된 것이였고, 이 액션의 가장 큰 목적인 '소수계에게 입학, 고용 그리고 승진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을 표방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백인 남성 중심이였던 많은 기업, 대학, 공공기관들에 여성과 소수계 진출이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니, 이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가 단순히 대학 입시에서의 유불리함을 떠나, 사회 전반으로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