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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해지고싶다 May 24. 2024

스몰톡

너와 나의 연결고리

  곤히 자고 있던 '봄이'는 뒤척뒤척거리다 부딪치는 느낌이 엄마랑 다르다고 느낄 때면 어두운 방 안에서 서둘러 옆 사람 얼굴부터 만지작 만지작거린다. 그러다 솜같은 손이 까칠까칠한 턱 근처로 이동하면 "앗 따가워"하며 손을 만지작 만지작하다,  "아빠!"라고 하며 잠에서 깬다. 


  보통 그 시간은 새벽 5시쯤 된다. 늦게 퇴근하였기에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에 들뜬 '봄이'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옆에서 아내도 들었지만 못들은척하면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리는게 느껴진다. '겨울이'는 새벽에 잠을 깨면 하루종일 피곤하다고 나와 '봄이'에게 얘기하지만, 하지마라고하면 더 하고 싶은게 사람 심리가 아니겠는가. 새벽 5시에 시작되는 부녀 간의 스몰톡이야말로 7살 꼬맹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비행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봄이'의 흥겨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친구들이랑 친해지게된 일, 친구가 아픈 일, 자랑하고 싶은 것, 하고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등 하고 싶은 말을 어찌나 그리 가득 담아놨는지 쏟아도 쏟아도 계속 쏟아낸다. 그나마 잠자기 전이라면 좀 낫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이러는 날에는... 나도 '봄이'도 출근해서 꾸벅 꾸벅 졸기 일수다.


  그렇지만 한창 스몰톡에 재미를 붙이 귀여운 병아리와 이렇게 놀아주는 것도 한 때라고 생각하니 더욱 이런 시간을 지켜주고 싶어 최선을 다하지만, 6시쯤되면 슬며시 다시 눈이 감겨온다. 물론 봄이도 함께. 그렇게 잠깐 눈을 붙이고 나면 나는 괴로운 출근을 '봄이'도 힘겨운 등원을 해야하지만, 다음날 피곤할 거 알지만 논다고 늦게자는건 노소가 따로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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