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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May 20. 2016

세계일주 D+16 "찍고돌기"

만리장성보다 강렬하게 새겨진 추억

중국에 왔으면 말이야.

북경을 가봐야지.

북경에 왔으면 말이야.

만리장성을 보고와야지.


하면서 나선 길이다.

책에 나온 길들을 내 눈으로 직접 마주보고싶어서

찾아찾아 물어물어 간 만리장성은

정말 대단했다.


크고 높고.

저걸 사람이 만들었다고????

대단하다 ...



역시 그렇다.

남들이 좋다는 곳은

여행책자에 자주 나오는 곳은

블로그에 매번 등장하는 북경-만리장성의 공식처럼


별 감흥이 없다.


찍고 도는 뻔한 관광보다는

앉아서 쉬면서 맞는 서늘한 바람이

버스안의 뜨거운 공기가 더욱

내가 여행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만리장성을 찍고 오는 버스안.

에어콘이 고장인지 후끈한 열기만 가득.

창문에는 커텐도 없어서 뜨거운 직사광선을

어찌할수 없이 그저 내리쬐고 있는데


옆옆 아주머니 봉다리를 열어

토하신다.

으아


이런광경은 초등학교때 수학여행가서

검은봉다리에 토했던 적 이후로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우습기도 하다.


버스는 가다서다를 계속하며 북경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아주머님도 봉지를 들었다 놨다하면서

열심히 버티고 계시고.


아아아. 평소같았으면 화가. 짜증이

밀려올만도 한데.

그저 아주머니가 안쓰럽고 이 상황이 조금은

어이없을뿐..


버스안의 후끈한 열기와 시큼한 그 냄새로

가득할때 쯤 버스는 목적지에 다다랐고,

오늘의 북경여행은 만리장성보다는

살아움직이는 버스가 더욱 뇌리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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