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낸데!
띠로리로리
“어서 오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저 컬러콘택트렌즈 보러 왔는데요.”
“혹시 기존에 착용하셨던 제품 이름 알 수 있을까요?”
“아, 저 이름은 잘 모르는데 이거예요.”
얼굴을 가까이하시며 자신의 아래눈꺼풀을 쭈욱 잡아당기며 눈을 잘 보이게 해 주셨다.
‘하, 초년차 때는 참 당황스러웠지.’ 지금은 고객님이 착용하고 있는 제품만 봐도 고객님의 스타일이 짐작이 간다.
“직경은 13.3~4 정도 맞으실까요?”
“오, 어떻게 아셨지!.”
고객님의 깜짝 놀라는 제스처가 나를 우쭐하게 만든다.
“13.2도 착용해 보셨나요?”
“네 그런데 13.3이나 4 정도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피부는 깨끗하시고
얼굴이 하얗고
눈은 엄청 크진 않지만 홍채가 전체적으로 보인다.
볼 쪽에 살짝 붉은 기.
“이 디자인은 써클라인이 뚜렷하고 안쪽에 은은한 포인트가 있어서 사진 찍었을 때 선명하고 이쁘게 또렷하게 연출되는 제품입니다.
”오오.. 맘에 들긴 하는데 다른 것도 한번 추천 부탁드려요 “
고객님의 요청에 아이패드를 조작해서 비슷하지만 다른 제품을 추천해 드린다.
”이 제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서클라인은 흐릿하지만 전체적으로 발색이 강하게 들어가서 착용했을 때 본래의 홍채와 섞이지 않고 강한 존재감을 보입니다. “
”오, 이거 엄청 이쁘다. “
”이제 옷 같은 거 환불받으러 가실 때 착용하시면 효과 100%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
”눈이 반짝반짝하다 보니 고객님들이 만족도가 아주 높으세요,“
안경사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렇게 화려한 걸쓰는 사람은 과시욕이 있는 사람이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다년간 일을 해본 결과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깔끔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남의 눈치 잘 안 보고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제품을 고르시는 분들이 눈에 별빛을 담은 듯 화려한 디자인을 선호하시는 편이다.
”이걸로 주세요. “
”네 감사합니다. 네이버에 리뷰 남겨주시면 용액과 케이스를 서비스로 드리고 있는데 리뷰 가능하실까요? “
”네네! “
나는 고객님의 제품을 도수에 맞게 실수 없이 준비하며, 서비스 용액과 케이스를 챙겨 봉투에 담는 동안에 고객님은 리뷰를 작성해 주셨다.
”다 작성했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
고객님이 휴대폰을 내쪽으로 향하여 보여주셨지만, 작성유무만 확인하고 감사인사를 드리며 우리의 첫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안경사를 하면서 참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인데, 나는 운이 참 좋은 것인지 인터넷에서 본 그런 어마무시한 진상들을 만나본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 연차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진상들을 받았음에도 내가 눈치를 못 챈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용하고 소심한 듯 보이지만 강한 심지를 가지고 ”내가 낸데! “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신 분을 만나서 오늘 하루도 보람찬 하루였다.
-PS 고객님의 찐 리뷰-
여기선 처음으로 렌즈 구입했는데 뭔가 되게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주셨어요! 추천도 해주셨고 제품마다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지도 잘 알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잘 맞는 렌즈 샀어요! 리뷰 이벤트 서비스 상품 렌즈액이랑 렌즈통도 잘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