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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니저축가 May 09. 2024

태어난 지 21개월이 된 오늘은 미운 여자 조카아이

삼촌의 쌍둥이 육아일기

쌍둥이라도 모두 같진 않을 거 같은데 조카 쌍둥이들은 이른둥이로 태어났다(예전에 미숙아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쌍둥이를 둔 부모들은 미숙아라는 표현을 싫어하기에 쓰지 않는 게 좋다)


이른둥이로 태어나다 보니 신경 쓸 일이 많다.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키, 몸무게, 걷기, 뛰기, 언어 발달등)도 느린 편이고 어디에 문제라도 있을까 세어보진 않았지만 1년에 검사를 받으러 20번이 넘게 다녔던 거 같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검사항목은 또 다르다. 남자아이만 갈 때도 있었고 여자아이만 갈 때도 있었고 둘 다 같이 갈 때도 있었다.


기침, 감기, 콧물, 고열, 중이염등의 증상으로 3월에도 병원을 다녔었고  4월부터 1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갔었다. 열심히 다니고는 있지만 완전히 낫지를 않고 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엄마&아빠와 같은 방에서 잠을 잔다. 한 아이만 아프다가 다 낫지 않아서 어느새 다른 아이도 아프고 한 명이 나으면 옆에 아픈 애한테 영향을 받아서 또 아프고를 반복하고 병원을 계속 다니고 있지만 빨리 낫지를 않는다. 4월이 지나고 5월이 됐음에도 계속 병원에 다니는 중이다. 아이가 아프다 보니 이제는 어른들에게도 전염이 된 건지 가족 모두가 심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가족 모두가 환자다. 기침이 심해서 밥을 먹기도 힘들고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1주일이 지나고 2주에 접어들었음에도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여느 때처럼 엄마가 퇴근 후 아이들을 목욕시키고 옷을 갈아입히고 재우고 나서 간단하게 늦은 저녁을 먹고 이유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유식을 겨우 다 만들고 나니 밤 11시가 넘었는데 그때 여자아이가 자다가 깨서 울기 시작한다.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서 재워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악을 쓰면서 운다. 옆에는 남자아이가 잠을 자고 있다. 깰까 봐 조마조마하다. 평소에도 아이들이 시끄럽게 떼를 쓰면서 울면 아랫집 눈치가 보이는데 아랫집에도 미안하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대화가 통하는 어린이도 아니고 멈출 생각이 없다. 엄마가 이전에 몇 번 내려가서 과일이랑 간단하게 먹을 것도 드리면서 양해를 구했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참기 힘들 거 같다. 


남자아이도 고집이 세지만 여자아이는 고집이 더 센 거 같다. 예전에 울 때까지 그냥 놔둬봤는데 한참이 지나도 울음을 그치질 않았다. 심하게 울면 탈진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늘도 늦은 밤에 40분이 넘도록 악을 써가면서 울고 있다. 엄마는 쌓인 설거지도 못하고 아직 씻지도 못하고 할 일을 못했는데 말이다. 


우리 집은 아기들한테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귀하게 키우질 않았는데도 이렇게 말을 듣질 않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면서 고집을 부린다. 너무 힘든 일이지만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 할거 같다. 밤이 아닌 아침이나 낮에 깨어있을 때는 떼를 쓰면서 울면 그냥 것이다. 맘마시간에 울면서 떼를 쓰면 밥을 굶각오를 하고 어린이집 가야 하는데 기저귀도 안 갈고 옷도 안 입고 협조를 안 한다면 어린이집을 안 보낼 각오를 하면서 말이다. 


어느 정도 큰 어린이라면 말이 통하고 대화가 되는데 아직 몇 가지 단어만 말할 줄 아는 수준이라 소통이 안된다. 물론 아이들이 눈치껏 많이 알아듣긴 하지만 말이다. 아침이나 낮이나 오후까지는 그렇다 치는늦은 밤이나 새벽에 떼를 쓰거나 심하게 울면 아랫집에 미안하옆에서 자고 있는 남자아이도 잠을 못 잘 까봐 걱정이 되고 엄마, 아빠도 잠을 못 자니깐 여러 모로 피해를 준다. 오늘은 너무 미워 보이는 여자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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