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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 Sep 18. 2024

초심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세요.

  보름달에게 비는 소원

자영업을 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자영업자의 눈으로 보게 된다. 연휴 동안에는 쉬는 것이 이익일까 아니면 일을 하는 것이 나을까? 이 정도 크기의 매장에서 직원을 이만큼 두고 일하려면 얼마의 매출이 나와야 할까? 하는 것들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일주일 이상 길게 휴가를 갖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연휴에도 쉬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게 쉬고 나면 일이 하고 싶어서 마음이 요동치기도 하니까. 하지만 자꾸 뭔가를 생산하려 하고, 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발견하려고 애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연휴 첫날에는 핫하다는 망원동에 가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와중에도 빈티지샵은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혹시라도 비슷한 제품이 보이면 꼭 가격 비교를 하고 있었다. 처음 가 본 망원동은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였는데 추석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시장은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 웬만큼 알려진 맛집은 20분 이상 대기를 해야 들어갈 있었고, 손님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활기가 넘쳤다.


손님이 많으면 서비스가 별로인 곳들이 간혹 있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몸이 힘들고 피곤하면 아무리 좋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친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그런 서비스를 경험한 입장에서는 아무리 맛집이라고 해도 다시 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제공하는 아이템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을 얼마나 좋은 경험으로 남게 했는지가 더 중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다시 자영업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한다. 나는 얼마나 초심을 지키고 있는지. 처음에는 소량의 주문도 너무나 소중했는데 요즘의 나는 그러한지. 나의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 이상의 기쁨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연휴는 끝나가고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텐데 다시 바쁜 삶을 살게 되더라도 초심을 지킬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삶. 그것이야말로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킬 수 있게 해 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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