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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기다림 Jul 07. 2024

소수자는 다른가?

  사회에 섞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격에 의한 경우도 있고, 선천적으로 섞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사회에서 원하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의식과 타의식으로 밀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인데 우리는 ‘누군가의 함께’는 매몰차게 거부합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봅니다. 어떤 다름은 분리되어야 마땅하다는 사념체계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법과 제도로 그러한 것은 아닌데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들을 공유하게 됩니다.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쪽에 편승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사회 소수에 속한 사람들에 대해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성 소수자, 자폐인, 노숙인 등 이런 사람들의 삶에 우리도 모르게 과한 반응을 보입니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생각으로 가까이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이해의 마음으로 품으려는 사람도 가족이 이런 삶을 사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삶에서 외따로 떨어진 것 같은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다를까를 생각해 봅니다다르다면 그 다름은 당사자가 만든 것인지 당사자를 제외한 사람들이 만든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모든 생물은 다름을 품으며 생존해 왔습니다. 때로는 그것으로 인해 큰 진전을 이루기도 합니다. 진전이라는 것이 꼭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같이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안 되는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되고 안 되고를 가르려면 기준이 필요한 데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깃점으로 무엇을 배제하는 것이 생명공동체가 취해야 하는 스탠스는 맞는지 의문입니다. ‘우생학’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것만 남으면 이 세상은 더 행복한 세상으로 가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세상의 할 일이 ‘어떤 사람이 함량 미달인지 아닌 지’를 가르는 심판자의 역할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생명은 연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모습으로 살지 본인이 선택을 했든 그렇지 않든 그 자체의 삶이 허락된 공간이 이 세상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폐인들은 공감 능력보다 체계화 능력이 높은 사람이 많습니다. 인구의 1%에 속하는 자폐인들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특정 능력이 일반인보다 뛰어난 경우가 있습니다. 비자폐인보다  사물의 법칙을 인식하는 지분을 더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능력이 있어도 사람들은 그 능력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고기능 자폐증’을 가진 자폐인에게 사회가 가지는 관심도 일회적입니다. 그것도 기능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을 사람들이 잠시 신기하게 보기도 했지만 드라마가 잊히면 관심도 사라집니다.      


  자폐를 포함한 세상에 속하기 어려운 소수인들은 자살을 생각하고 실제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회에 쓰임이 없는 자신을 비관함으로 인해 그렇다고 합니다. 직업을 갖지 못함으로 인해 자신의 쓸모없음에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직업이라는 이름으로 아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직업은 다른 말로는 관심일 것입니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인정, 고마움 등이 포함된 관심일 것입니다. 사람과의 교류를 즐기지 않거나 공감 능력이 미흡하다고 해도 완전한 고립을 원하는 것은 생명체의 속성이 아니지 않습니까함께가 아니면 생명은 자생력을 잃게 됩니다.    


  

  사회에 섞이기 어려워하는 소수인들의 삶도 사람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동의하는데 사회는 여전히 그 작동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지 못한 작동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조금은 보태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직업이라는 이름으로 모두를 품을 수 없다면 공감과 인정이라는 이름으로는 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인류애를 발휘하라는 넉넉한 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그냥 아이가 태어났을 때 얼굴에 미소 지어지는 딱 그 마음과 비슷한 색깔의 마음을 기대할 뿐입니다.  

    

  의지가 필요한 일도 있지만 때로는 의지를 세워야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약함을 느끼곤 합니다우리는 생명입니다자신의 생명이 소중하듯이 모두의 생명이 소중해야 합니다생명의 소중함은 이유를 찾지 않는 것명분을 찾지 않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나를 보는 그 시선, 딱 그 시선으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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