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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에 지친 예비창업자에게

초짜 예비 창업자의 내밀한 일기

by 후추 Feb 10. 2025

  오늘 오후, H 대표님과의 미팅은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주간 정성스레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보여드리고 조언을 얻었습니다. 30쪽 분량의 사업계획서에 담긴 창업의 배경과 목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수정하면 좋을지 대화를 주고받은 후, 슬며시 대표님께 여쭤보았습니다.


대표님도 지원사업신청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실 때 힘드셨나요?


  사실 지난 한 달,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며 사업계획서에만 몰두하다 보니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이야기하는 일은 무척이나 막막했고, 창업이 정말 실현 가능할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대학시절, 치킨집 아르바이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2시간 동안 기름에 절은 주방에서 나오면 음식 냄새에 질려 어떤 것도 먹고 싶지 않았던 그때처럼, 지금의 제 마음도 사업계획서에 지쳐 창업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사업"계획서"만 썼는데, 이미 사업에 대한 기시감이 들었던 거죠. 


  대표님은 지원사업의 그늘진 면을 이야기하시며, 초창기 직접 상품을 개발했던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셨습니다. 퇴직 후, 소일거리를 하면서 사업 자금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이야기에 창업가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지원사업은 사업의 마중물일 뿐, 사업에 대한 열정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반려동물의 마음건강과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아래 사진은 최근에 읽고 있는 리 호이나키의 <산티아고 거룩한 바보들의 길>이라는 책입니다. '바보'라는 말이 왠지 끌렸는데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철학과 정치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도 밀접하게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주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면에서 '바보' 같은 창업자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모든 예비 창업자, 창업자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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