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00일의 기록 81

by 포근한 바람

3년 전 어제, 그는 결국 암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엄마가 암이었던 건 맞아?


최근에 가족끼리 모여 이야기를 하다가 모두가 다 갸웃했던 일이 있다. 나는 의사에게 직접 들은 말이 아니고, 담당의와 주로 만났던 사람은 아부지와 동생이었어서, 그들을 통해 전해들은 게 전부였고, 그러니 막상 3년이 지난 시점에 그들이 헷갈려 하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던 순간. 어어어 하다가 사람을 놓쳐버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들이었어서, 막상 그 날들 하루하루는 너무나 길고 너무나 급박했는데 그 시기가 다 지나버려서 이제는, 그 일들이 정말 있었던 일인가 싶어진 것인가. 조금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리고 문득, 막상 그는 자신이 왜 세상을 뜨게 되었는지 알고는 있었던가. 매일매일 상태가 나빠지다가 두 번째로 중환자실에 들어간 후 그 곳에서 숨을 놓을 때까지 그에게 누군가 그가 무엇 때문에 아픈 것인지 말을 했는지 차마 말하지 못했는지가, 이제는 가물가물하니 의사가 단 몇 마디로 전했을 병명에 대해 지금에 와서 뜬금없이 정말인가 어리둥절해하는 아부지와 동생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호흡기로 입을 가려서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알아듣기 힘든 날들이 늘어나고 그나마 상태가 더 나빠지면 아예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때가 많았던 그 날들에 그가 정작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기대했을지, 그 순간순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저 많이 아프겠거니, 나아지긴 할 텐데 오래 걸리겠거니 그 시간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각자 속으로만 셈을 했던 날들.


오늘처럼 하늘이 맑았고, 바람이 상쾌했고 전철역에서 병원까지 걷던 그 길엔 환하고 건강한 젊음이 넘쳐흘렀고, 그리고 그는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급격히, 나빠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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