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툰 고백

프롤로그

by 복덕


아침에 눈을 떴을 때만 해도, 하루가 이렇게 마음속 깊이 오래 남을 줄은 몰랐다.

그저 별 다를 것 없는 하루가 시작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작은 우연과 사소한 말 한마디가 나를 고백의 자리로 이끌었다.

서툴고 어눌했지만, 그 고백은 내 하루를 특별하게 바꾸어 놓았다.


얼마 전,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 메일을 받았다.

그 순간이 믿기지 않아 여러 번 확인을 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이제는 조심스레,

그러나 여전히 서툴게 글 한 편 한 편을 올리고 있다.

글을 내보낼 때마다 수많은 걱정이 따라붙는다.

혹시 내 글 속에서 누군가 자기의 기억이나 마음을 발견하지 않을까,

혹은 반대로 아무도 공감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 버리지는 않을까.


아직은 내 글을 읽어 주는 작가님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마음 한편은 안심이 되기도 한다.

부족한 글이 드러나지 않아서.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어떤 점이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지 못하는가 자문하게 된다.

작가라는 이름이 주는 기쁨과 책임감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그 흔들림을 쉽게 말하지 못해 결국 남편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작가라는 호칭을 받았으니, 자신 있게 글을 써서 올려야겠어.”

내 말에 남편은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호칭이 얼마나 중요한데. 아무한테 주는 거 아니잖아. 책임감도 따르지만,

그만큼 글을 쓸 자격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

그 말이 어쩌면 단순한 격려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는 그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남편의 짧고 굵은 한마디가 내 안에서 용기로 변해 솟구쳤다.

앞으로도 나는 여전히 서툴고 부족하겠지만,

그 서툰 고백이 쌓이고 쌓여 언젠가는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처음 그 마음.

브런치 작가 합격이라는 영광된 순간을 간직하면서

매일매일 서툰 고백을 하리라 다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