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남편 입원 수속을 마치고
사랑이 걱정에 집으로 오는 길.
지하철을 탔다.
이상하게 정차하는 시간이 길었다.
어느새 죽전역을 지나 다음은 기흥역이라 한다.
서너 역씩 건너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기흥역에서 들은 알림 방송
“다음 역은 망포역입니다.”
어쩌나 영통역을 건너뛰었다.
머리를 굴려본다.
망포역까지는 아는 길이다.
조금만 더 걸으면 집에 찾아갈 수 있다.
지하철도 급행 지하철이 있는 줄 몰랐다.
몇 번 출구로 나가야 할까.
방향은 잘 찾아 나왔는데
휘황찬란한 밤거리에서 길을 잃었다.
우왕좌왕 아무 생각 없이
이 길인가, 저 길인가 하고 두리번두리번
길가는 젊은이한테 길을 묻었다.
길 찾기 지도 안 켰냐고 묻는다.
볼 줄 모른다는 어리숙한 대답에
친절하게 방향을 가르쳐준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집에 오니
역시나 사랑이는 최선을 다해서 어질러 놓았다.
밤거리에서 길을 잃은
나와 같은 마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