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지않는 자들은 무조건 냄새가 나게 되어있다.
공대 졸업, 전자회사 엔지니어 입사. 남초사회 남자들 사이에서 살아온 지 근 10년이 훌쩍 넘어감에도 절대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홀애비 냄새.
넉넉잡아 10명 중 7~8명에게는 난다. 홀애비 냄새가. 퀴퀴하고 텁텁한 쩐내는 목 뒤쪽, 귀 뒤쪽, 그리고 피지선이 발달된 가슴팍과 등 쪽에서 올라오며 티셔츠를 뚫고 나온다. 깨끗이 옷을 빨아놓으면 뭐 하나. 냄새의 진원은 그대로인 것을. 두꺼운 옷을 입더라도 그 옷들은 이미 쩐내에 묵힌 상태라 함께 기름 쩐내를 풍긴다.
큰 사무실에 냄새꼬들이 가득 있으면 숨이 막힌다. 옆을 쓱 지나가기만 해도 숨을 참게 된다. 자리 재배치로 냄새꼬가 내 옆자리에 앉게 되면 진짜 극혐 그 자체다. 하루 종일 반대편으로 선풍기를 약풍으로 틀어놓고 있어야 한다. 디퓨저도 소용없다. 더 끔찍한 혼합 향을 만들 뿐이다.
문제는 냄새꼬는 본인의 냄새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발냄새가 심한 옆자리 남직원, 몇 날 며칠을 참다못해 발냄새 제거제를 슬그머니 준 적이 있다. 조심스레 자기가 발냄새가 나냐고 묻길래, (심했지만) 심하진 않고 아주 살짝요!라고 대답했더니 노발대발해며 그렇게 예민해서 어떻게 세상 살아가냐고 짜증을 냈다.
옆쪽에 앉은 책임님은 시큼한 땀내를 항상 풍겨왔다. 그러나 그는 매일 샤워를 하지 않는 다른 남자들을 게으르다고 욕했다.
진한 홀애비 냄새를 풍기는 책임님은 타고다니는 셔틀버스 기사님한테 쉰내가 난다고 자꾸만 불평을 했다.
아..! 아..! 아..!
그들은 자기 냄새는 전혀 인지를 못하는 것이다.
신혼 때였다. 어느 순간 집에 갑자기 홀애비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새하얗고 화사한 신혼집에 홀애비 냄새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온만 곳에 코를 대고 킁킁대기 시작했고, 바로 원인을 찾았다. 침대 위 남편의 베개와 침구. 빨래를 해도 곧 다시 났다. 남편은 샤워를 매일 하는데 왜 냄새가 나는 걸까?
원인은 간단했다. 샤워하는 20분 내내 유튜브를 보며 바디워시와 바디타올 사용 없이 물만 맞고 있는 것이었다. 사용된 거품이라곤 샴푸 후 흘러내린 거품뿐. 오우. 그건 샤워가 아니다..
나는 남편에게 바디타월에 바디워시를 묻혀 귀 뒤, 목 뒤, 가슴팍, 등 뒤, 발가락 사이사이 그리고 살이 접히는 모든 부분을 빡빡빡! 닦으라고 알려줬다. 샴푸 시에도 샴푸 빗을 사용하게끔 했다. 그 뒤로 우리 집에선 홀애비 냄새가 더 이상 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최근 친구들을 만나며 친구들에게 홀애비 냄새가 난다고 내게 불평하기 시작했다.
이 에피소드 이후로 나는 깨달았다. 냄새나는 사람들은 본인 냄새와 비슷한 쩐내는 맡지 못하는구나. 그리고 냄새나는 사람들은 바디타올과 바디워시를 사용하지 않는구나! 아침샤워를 하지 않는구나! 밤에 물만 살짝 묻히고 끝나는구나!!!
성인이 평균적으로 수면 시 흘리는 땀 양은 250ml라고 한다. 저녁샤워를 아주 깨끗하게 한다 치더라도 6~8시간 동안 땀이 나고 마르고를 밤새 반복하면 식물이 아닌 이상 썩은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은은히라도 난다. 무조건 나게 되어 있다. 거기다 출근길 조금이라도 땀이 촉촉이 나면 그 냄새는 배가 되어 남의 코를 찌른다. 본인은 익숙해서 모를 뿐이다.
나는 아닌데? 아무도 냄새난다고 한적 없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주변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참아주는 상황일 것이다. 타인에게 냄새난다고 말하는건 무례한 일일 수 있으니깐. 혹은 그 주변사람들도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냄새꼬라 서로의 냄새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일 수 있다.
사람은 매일 씻지 않으면 냄새난다는 것을 인지하자.
특히 샤워는 출근 전 아침에 하자.
샤워는 바디워시와 바디타올을 사용하자.
샤워 시, 귀 뒤, 목 뒤, 가슴팍, 등 뒤, 발가락 사이사이 그리고 살이 접히는 모든 부분을 빡빡빡! 닦자.
적어도 다른 사람의 코를 테러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