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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08. 2024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보며

내 핏줄이었구나

아이가 어느정도 크고나서부터 아이의 성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가진 성향이나 행동들이 다른 아이와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아이라는 것.


새로운 키즈카페에 가도 늘 저나 아내 옆에 붙어있고 재미있는 놀이가 있어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편입니다. 새로운 친구들이 있으면 잘 어울려노는데에 시간이 한참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저와 아내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호기심은 있는데 적응하는데 한참이 시간이 필요하니 제대로 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생활을 해낼 수 있을까란 걱정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제가 이직을 하면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시스템에 놓여진 상황을 겪었습니다. 생각보다 받는 스트레스도 심하고 두렵고 힘든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보고 응원하는 아내와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는 아이를 보면서 해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들기도 했습니다.


순간, 생각이 스쳤습니다. 아, 제 아이도 새로운 환경,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모든 것들이 얼마나 무섭고 어려웠을지 말이죠. 다 큰 어른이 된 저조차도 두렵다는 생각, 힘들다는 마음으로 받은 스트레스가 엄청난데 이 작고 소중한 아이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 아이의 마음을 모른채 답답하고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낼까 고민하는 제 모습이 한탄스러웠습니다. 아이한테는 미안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더군요. 제가 새로운 환경에 놓였을 때 아내와 아이의 응원 덕분에 이렇게 버틸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는데 아이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지 못했던 순간들이 후회가 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그 시간이 짧은 사람이 있고 조금은 긴 사람이 있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누구나 그 상황에 언젠가는 또 적응해서 잘 살아갑니다. 언제 걱정을 했었는지 모를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 환경에 놓인 사람을 보면 그저 응원만 해주면 될 일입니다.


제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됩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을 만나는데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저 바라봐주고 응원해주는 단단한 아빠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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