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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18. 2024

매운 것을 잘 먹는 아이가 될까?

이상한 맵찔이 아빠의 유전자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동네 마트를 갔습니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초코 과자를 고르고 저희 부부는 필요한 물건을 하나씩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눈에 청양마요 맛 과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적당한 안주거리이다 싶은 생각에 하나 골랐습니다. 맥주도 함께 마실까 잠깐 생각이 들었지만 유혹을 간신히 떨쳐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는 초코 과자를 저희는 청양마요 맛 과자를 뜯어서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청양마요 맛 과자를 하나를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이거 매운 건데? 먹을 수 있겠어?"


약간의 알싸한 맛이 느껴지는 과자라서 아이한테는 조금 매울 수 있겠다 싶었는지 아내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먹어볼래! 안 매울 것 같은데~"


아이는 연신 괜찮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매운 것도 직접 맛 보면 안 먹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나를 줬는데 예상 밖에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안 맵네~ 또 먹자"


결국 남은 청양마요 맛 과자는 아이의 차지가 됐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희 부부는 우리들보다 더 매운 것을 잘 먹겠다며 신기해 하더군요.


사실 저희 가족 중에 제가 가장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맵찔이입니다. 진라면 순한맛도 맵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매운 것은 못 견디는데 알싸한 맛은 잘 견딥니다. 마늘도 생마늘로 먹고 와사비도 큼직하게 넣어먹기도 합니다. 조금은 이상한 맵찔이인 셈이죠.


아내는 매운 것을 어느 정도 먹는 편입니다. 아주 잘 먹지는 못해도 어디가서 매워서 못 먹겠다는 말은 쉽게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물려받은 유전자가 문뜩 궁금해졌습니다. 매운 것은 못 견디지만 알싸한 맛은 좋아하는 아빠와 알싸한 것은 잘 못먹고 매운 것은 어느정도 먹는 엄마의 유전자가 어떻게 섞였을까요.


아이의 행동이나 모습을 보면서 아빠를 닮았다거나 엄마를 닮았다거나 하는 말들을 종종 듣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희가 가진 어떤 점들을 아이가 물려받았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매운 것은 얼마나 잘 먹는 아이가 될까요. 아이가 한참 크고 난 뒤겠지만, 저희 부부와 함께 청양마요가 듬뿍 들어간 소스에 먹태를 찍어먹으면서 맥주 한잔을 나누는 모습을 잠깐 상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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