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님 Aug 23. 2015

피스 앤 그린보트

8월 9일 - 여덟 번째 날

세 번째 기항지인 나가사키에서 나는 하우스텐보스를 박 경화 씨는 군함섬으로 갔다.

일본 속의 네덜란드라는 소개글을  대충 읽고 선택했는데 내가 상상했던 것과 아주 많이 다른 곳이었다.

나는 네덜란드풍의 마을을 한적하게 산책할 것이라고 상상했는데 내 생각과 다르게 하우스텐보스는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였다.

점심으로 준 1500엔 밀쿠폰을  남김없이 쓰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기항지 코스에서 만난 적이 있는 부천에서 오신 60대 여자 분과 허리가 안 좋으신 부인과 함께 오신 남편되시는 70대 부부와 함께 하우스텐보스를 구경하기로 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것 같지만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몇 시간이면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지만 먹는 것보다 구경하는 게 더 좋다는 부천에서 오신 분과 허리가 안 좋으셔서 걷다 보면 뒤쳐져서 힘들어하시는 부인과 쇼핑에는 관심이 없으신 남편분과의 조합은 자유관람과는 멀어지는 길이었다.

나는 흰색관람차도 타고 싶었고, 맛있는 먹거리도 이것저것 사먹고 싶었고, 예쁜 선물 가게에서 구경하며 쇼핑도 하고 싶었지만 세 분은 사진 찍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들과 한 팀처럼 되어 버려서 발을 뺄 수도 없었다.

그래도 같이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밀쿠폰으로 나가사키 짬뽕도 먹고, 사진도 찍어드리고 손주들 사진들도 보고 자식분들 자랑도 들으면서 함께 한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많은 것들을 구경할 수 없었지만 포레스트 빌라의 고요한 숲에서 땀을 식히면서 도란도란 얘기했던 시간은 참 좋았다.










작가의 이전글 피스 앤 그린보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