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출생한 이쁜 여아의 이름을 지어놓고 오늘 아침에 이 아기의 냄새를 핸드크림에서 맡아봤다. 킁킁킁 ~~ 아기한테 좋은 기운을 더불어 주고자 도서관으로 먼저 걸음했다. 난 희한하게 오래전 읽었던 두꺼운 문인들의 책에 손이 안 가고 1층의 어린이 도서에 저번처럼 눈이 끌리고 손에 잡혀진다.
디카시 책에 먼저 눈길이 갔다.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여기에 문자로 시를 얹어서 시의 감상에 감미료를 더해주는 가교역할을 해주어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문학 장르이다.
디카시 집필하는 ‘Cha향기와 찬양 Lim’작가님의 어제 시 ‘누렁이와 라떼 한 잔’이 바로 떠올랐다. 그림이 아니어도 영상이 찍힌 드라마 같은 시는 여운이 길게 남는다. 문맥이 짧을수록 씹히는 맛이 당기기에 수월하다. 짧으면서도 명료하기에. 사진으로 내 글을 대신 업그레이드 시키는 작업이 추가되면 글먓이 살아난다. 시는 일반 글을 함축시킨 것이기에 사진에서 이해를 한 번 더 짚고 넘어가게 된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사진으로 대신 해준다니 밋밋한 글만 있는 것보다 훨씬 시를 돋보이게 해준다. 아이들의 색다른 솜씨에 놀랍다. 이들의 정서에 맞도록 나는 뒷걸음질 치지 않고 감수성을 베어간다. 시대의 변화에 같이 동요 돼보려고 아이들의 눈높이 마음 높이를 이렇게 창작예술에서 맞춤한다.
학교 수업에 이어 서너 개의 학원 스케줄 쫓아 움직여서 동네의 아이들 마주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데 어린이 동화책을 내고 시를 쓸 마음의 여유는 수업 시간을 활용한 것인지 수준이 대단하다. 살아온 세월이 녹아있는 내 맘을 출렁이게 하니 아이들은 대견스럽다. 글을 써대는 고사리손을 잡아보고 싶다. 소녀가 되어 시청역을 나오는데 지움하지 않은 소녀의 감성을 더해주는 그림 전시가 눈에 확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