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그날의 박수는 끝까지 가지 않았다

by bookground


“오… 오… 오… 잠깐만, 잠깐만.”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나는 핸드폰을 든 채 그대로 멈춰 섰다.

문자를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글자가 사라질까 봐 화면을 꾹 누른 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어떻게… 이게 어떻게…”


나는 의미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며 거실을 몇 바퀴나 돌았다.

어린애처럼 웃다가 갑자기 숨이 막혀 멈춰 서기를 몇 번.


“어떻게가 아니라, 무슨 일인데.”


나는 대답 대신핸드폰 화면을 상대에게 내밀었다.

문장 하나.

짧고 분명한 문장.


[공연 초대권에 당첨되셨습니다.]


“이게 말이 돼?”

“나 진짜 이 공연 보러 가는 거야?”


그날 하루는 현실보다 조금 빠르게 흘렀다.

시간은 자꾸 앞으로 튀었고 나는 이미 극장에 앉아 있었다.


공연 날,

나는 평소보다 한참 일찍 도착했다.

괜히 늦을까 봐,

괜히 놓칠까 봐.


좌석에 앉아 프로그램 북을 펼쳤지만 글자는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객석이 조용해지는 순간, 내 심장은 생각보다 크게 뛰었다.


연극이 끝나고 객석의 불이 켜졌을 때, 나는 박수를 끝까지 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고 조금 먼저 멈췄다.


하지만 손바닥에는 이상하게 열이 남아 있었다.

손바닥보다 마음이 먼저 멈췄기 때문이다.

그날의 나는 운이 좋았고, 조금 들떠 있었고,

아직은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사랑이 이렇게 시작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게 사랑이 될 거라고는 묻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인사를 나눴고 연락을 시작했다.

처음엔 가벼웠고 부담은 없었다.

누가 먼저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답장이 조금 늦어도 나는 그걸 이해라고 불렀다.

저녁이 비어 있는 날이 늘어나도 그의 말은 여전히 옳은 말처럼 느껴졌다.

한 달에 한 번의 만남도, 다른 사람들 몰래 만나는 시간도

처음엔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았다.


부담이라는 단어가 그의 입에서 나왔을 때도 ‘그럴 수 있지’라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운함은 말하지 않는 쪽을 택했고, 기다림은 이해라는 말로 바꿔 두었다.

그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이 가장 잔인하다고 느꼈다.


이별은 말로 오지 않았다.

연락이 줄었고 약속은 미뤄졌다.


우리는 같은 시간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계절로 그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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