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work is life의 의미
20대에는 50대 그 어디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가정도, 일도, 삶의 모습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완성된 모습으로 살고 있을 거라고.
50대에 걸맞게 성숙하고, 지혜롭고 넉넉한 마음을 가진 중년의 내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50대를 훌쩍 넘은 지금 내 삶은 여전히 불안하며 성숙하고 지혜로움 대신, 적당히 머리 쓰고 적당히 사회적 경험을 통해 거를 사람 거르고,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중년의 여자가 되어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사랑도, 한계를 그어 넣고 그 이상은 넘어가지 않는다.
인간의 사랑이란 인간만큼 연약하다 해도, "어떻게 살 것이냐?"가 젊은 날의 지향점이 대학, 회사, 연봉 등등이었다면, 그것이 주는 안락함의 한계와 세상에 어떤 것도 안정적인 게 없다는 걸 아는 충분히 나이 먹은 지금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조금은 슬프다.
한동안 "Work life balance" 니, "Work life harmony"니 많은 이야기들을 했지만,
실상 Work에 대한 정의와 Life에 대한 자신의 정의와 가치관이 명확하지 않은데, Work life Balance든, Work life Harmony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삶의 모습과 시야를 넓히려면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늘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사람을 만난 들, 무슨 특별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으랴.
그럼에도 사람들은 안전지대에서 나오는 걸 두려워한다.
누군가 내 등을 살짝 밀어내지 않는 한, 난간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독수리도 높은 곳에서 떨어져 봐야 자신이 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듯이, 우리도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속에서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인생이란, 이렇게 오래 살았으면 삶의 know-how라는 게 팍팍 쌓여, 어려움을 만나면 이렇게 저렇게 착착 헤치고 나갈 것 같은데, 막상 어떤 일을 만나면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하고 의기소침해진다.
어느 누구도 꽃길만 걷는 인생도 없고, 저마다 고민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자기 삶에 타인을 향한 사랑과 도움을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걸까?.
대부분, 대부분이라고 하면 안 되겠다. 일반화할 수 없으니.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다른 사람을 돕는 시간들을 줄인다.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도 있고, 마음에 불편함으로 타인과의 삶을 내 안에 품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관되지 않고 삶에 다가오는 여러 파도의 진폭에 따라, 동굴에 혼자 숨어있거나 활동의 폭이 현저히 낮아지며 일도, 삶도, 가치관도 춤을 추며 흔들린다.
젊었을 때 삶의 목적이 성공이고 돈이었다면, 지금쯤 자신에서 타인으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라인으로 연결하여, 가치관적 인생이 일이 되고 삶이 될 수도 있으련만, 여전히 내 삶은 춤을 추고 work와 life의 이분법 그 어디쯤을 살고 있다.
물론, 자신의 삶이 흔들리고 제대로 서 있지 않은데 누구를 돕고 함께 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에 대한 의문점은 있으나,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탄탄대로인 인생이 없는 인간의 삶에서, 어디까지가 그런 삶을 살아야 하고, 어디까지는 그렇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분은 명확지 않다.
아마,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한 태도, 가치관에 따라 세상에 다가오는 풍파와 여러 일들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사람만이 가능하겠지.
벌써, 올해가 다 가고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바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수확의 계절에 손에 딱 잡히는 결실도 없고, 그렇다고 게으르게 살지도 않았는데 이 애매함은 무엇일까?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 여전히 길을 찾고 있는 나에게 일이 삶이 되고, 삶이 일이 되는 그런 날은 언제쯤일까?
work is life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 분이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이다.
Say "No"를 못해서 했던 여러 가지 봉사와 도움들이,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일이 되고 삶이 되었다는 분.
안타까움을 보고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물질, 인맥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신 분.
그래서, "나의 꿈이 당신의 꿈을 빛나게"가 꿈인 분.
젊은 시절 원하는 성공을 하고 모든 것을 가졌어도 행복하지 않았는데, 지금에서야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어 행복하다고.
이번 셀피시노마드 뉴스레터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work와 life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셀피시노마드 뉴스레터 링크]
https://maily.so/selfishnomad/posts/7db0da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