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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맥스 Jul 02. 2024

코칭 실패 이야기

아들의 코칭 실패담 1/2

   나는 지금까지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성장 지원 역할을 해 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방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내 생각을 전해주면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 왔습니다. 나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앞섰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나의 경험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의 관점으로 접근할 때의 나의 이야기들은 상대방에게 그렇게 큰 영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할 확률이 크다는 것은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이 잘 성장하도록 부모로서 지원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런 일반적인 고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먼저 인생을 살아 봤다는 그 경험치 하나로만 자녀들에게 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에 와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아들의 경우는 중학교 때부터 심각한 소통의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모로서의 막연한 피드백을 시작했습니다. 시험 점수가 나오는 날이면 같이 마주 앉아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후회를 한다는 그 틀에 박힌 조언을 시작했던 것이지요.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답답함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평소 생활하는 것을 보면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것 같지가 않고 매일 휴대폰으로 놀고 있는 것만 같았죠. 폭풍 잔소리가 이어졌음은 바로 눈치를 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행동의 결과만을 가지고 학습 코칭을 한다고 생각하고 다그치기만 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그런 상황들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좀 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진다고 생각했던 2학년부터는 서로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성적 향상이 잘 보이지 않으니 부모로서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매번 대화 때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심리적 압박을 이용해 회유와 압박하는 형태로 조언을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서로의 감정이 격해지게 되었고 급기야 대화 중단의 사태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들과의 대화가 단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표정이 밝지 않았다고 와이프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조금의 신경전이 벌어지면 자기 방 문을 잠가버리고 두문불출하는 상황으로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도대체 뭐가 불만인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부모인 우리는 대화의 시작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너를 위해서 하는 이야기이다라는 것이죠. 우리는 절대 아들의 편이다 그러니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하자고 제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아들은 쉽사리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의 시간들이 흘러갔습니다. 이제는 그냥 서로 간섭을 안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부모인 저와 와이프는 그저 속이 타들어가기만 했습니다. 도무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를 못했던 것이죠.


   대화를 시도할 때면 말은 아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결국은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또 발견하게 되는 악순환이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있는 아들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거의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걱정만 앞서서 나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시도만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은 거의 대화가 단절되고 서로 실망의 시간들로 채워진 것 같습니다. 저도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좀 더 나은 방법들을 찾으려는 노력도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 주의를 주기에 급급했던 부모로서 그 마음을 알아 달라고 말만 하는 방법을 항상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관계가 나아질 리가 없었습니다.


   악화일로로 달리던 상황의 관계는 대학 진학 이후 군대 다녀온 시점부터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었다기보다 아들의 삶에 간섭이 적어지면서 자연히 그 관계가 나아진 것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회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코칭을 하면 좋았을지에 대해서 다뤄 볼까 합니다.




(소통 전문가를 추구하는 드림맥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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