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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은애 May 30. 2024

나는 누구?  한국인이란?

파친코 -이민진 작가



이곳에 와서 1년 차 때, 나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란?


나는 이전부터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꿈이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이 섬 통틀어 13,000명의 인구 중 윗집 케냐 아저씨, 아프리카 사람, 백인 이웃들, 원주민들, 아시아인들(다수의 필리핀 사람들, 소수의 중국, 일본 사람등) 이렇게 커뮤니티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들은 다양한 문화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블랙 컬러 스킨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내가 20,30대 때 주로 다녔던 나라가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익숙하고 친밀하다.


아프리카 사람과는 한 번도 가까이 살아본 적이 없다.그래서일까... 윗집 아저씨와의 불미스러운 일, 접촉사고가 있은 후, 케냐 아저씨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와 반응은 나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윗집 아저씨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 도대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아프리카 사람도 서양인도 아닌 동양인, 한국 사람인데...

그렇다면 한국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어떤 성향을 가진 존재인가? 끝없는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생겨났다.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의 특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이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동방 예의지국,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나이 서열이 확실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대부분?정이 많은 것 같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섬으로 오기 전, 미국에 온다는 생각보다는 알래스카에 사는 원주민들과 친구가 되려는 마음이 컸다.

그들은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기에 사실 문화 충격에 대해 그렇게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전혀 예상치 않았던 문화충돌이 발생하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것은 단지 아프리카 사람과의 차이점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차이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일단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관해 유튜브를 검색했다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다 아는 내용이었다. 조금은 도움이 되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생각의 지도》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그리고  《 파친코 》 이민진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또 다른 통찰을 얻는 시간이었다.





자전적인 소설로 미국 최고의 상 수상

식민지를 겪고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정착하게 된 제일 교포들이 겪은 수많은 차별과 아픔

그리고 일본인들의 잔인함을 다룬 다음작품으로 미국 사회에 엄청난 반항을 일으키게 된다.

그녀가 30년 동안 기획한 4대에 걸친 대하드라마 같은 웅장한 소설.

4년 동안 일본에 거주하면서 직접 재일 교포들을 인터뷰하여 사실 그대로를 소설 속에 녹여낸 역사서 같은 소설.

이 책이 출간된 2017년 그 해, 이 책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 10에 선정. 미국 최고의 상이라 불리는 전미 도서상 최종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박사학위가 없지만

미국 인문 예술 대학 상위 2위의 최상의 명문대 애머스트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게 된다




"한국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민진 작가가 뉴욕 타임스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시절, 그녀는 유럽피언 저널 리스트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한국인에 관한 책 두 권을 저술한 영국인 저널리스트 마이클 브린은 그의 북투어에서 한국인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은 훌륭하게 해내고 있고, 훌륭한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아주 잘 찾아내는 사람들이다.“


동아시아 역사에 저명한 하버드 교수이자 예일대 교수이기도 한, 오드 아르네웨스타드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한국인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은 올바름이 의가 되는 사회입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외국 회사들은 "한국인은 기대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다.그래서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 어디서든지 통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한국인의 높은 기대 수준을 충족시켰다는 것은 그만큼 상품의 품질이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한국의 급격한 성장을 보며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그 기적이 한국인의 욕구와 높은 기대 수준에서 비롯되었음을 안다. 5천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한국인은 이미 유전자 속에 높은 수준의 기대치가 숨어 있어서 웬만해서는 그 결핍을 충족시킬 수 없었던 것 같다.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로 모든 것을 잃고 맨땅에서부터시작해 빛나는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음에도 불구하고여전히 한국인들의 기대 수준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높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은 스스로에 대한 칭찬이 매우 인색하다. 90점짜리 점수를 받고도 기뻐하기는커녕 놓친 10점을 아까워한다.

또한 세계 대회에서 2등을 하고도 1등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 숙이며 돌아오기도 한다. (김보름)





2019년 3월 하버드 래드클리프 펠로우쉽 강연에서, 이민진 작가는 유럽피언 저널리스트에게 그녀가 어떻게 답했는지를 말한다.


What are Koreans like?
기자의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에게 한국인은 어머니, 아버지, 딸, 아들입니다.


한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어냈고 한국인들을 글로벌 리더들이며 인터넷, 조선, 자동차 메모리칩 많은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Koreans like the dance. only half kidding.

한국인들을 춤을 좋아합니다.

축제나 결혼식에 가면 한국 할머니들이 팔을 우아하게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놀라운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웃기는 것을 좋아하고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에게는 한이 있습니다. 한이라는 것은 집단적으로 고통받았을 때 오는, 표현 불가능한 그런 특정한 종류의 괴로움으로 정의됩니다.


그리고 눈치라는 게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감정 지능 또는 저변에 깔려있는 속 뜻을 인지하는 능력이죠. 그리고 한국에는 정이라는 개념도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죠. 제 경험상, 제가 아는 한국인들은 매우 로맨틱합니다. 한국인들은 사랑과 정열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교육을 중요시합니다.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교육에 신경을 쓸까요? 한 가지 이유는 한국인들이 그 누구 못지않게 힘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 중간생략-


우리는 종종 가장 중요한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춤은 우리 감정을 육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춤은 말을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우리 마음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저는 그 저널리스트가 한국인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기를 바라서 한국인은 춤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한국인은 움직이라고 할 때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춤은 욕망의 자유와 의지의 발현을 허락합니다. 아마도 기자는 내가 케이팝의 남다른 안무와 싱크로나이즈 된 동작의 극적인 실행을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전 아니었어요. 눈을 감고 어깨를 굴리려는 할머니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보통 사람이 춤추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단 한 번의 춤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인은 자신이 가진 힘보다 자신을 더 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힘을 가지기 위해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이민진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한국인은 자기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하지 않지만 언제나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으며, 움직이라고 할 때만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한국인은 눈부신 업적만을 위해서 뛰어가거나 또한 재앙적인 실패가 두려워 멈춰있는 그런 극단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를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서 일상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갈망하며 나약함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보통 한국인들에 대해서 계속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이민진 작가의 강연은 처음 들어보는, 뭔가 신선한 접근이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나의 정체성을 고민할 때 꼭 한 가지,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 살 때는 주변에 다 한국 사람, 단일 문화였기 때무에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해외에 나와보니 내가 뼛속까지 한국 사람이라는 것...


해외로 나와 살기를 계획한다면 나오기 전에 반드시 이 질문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 이전에,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인가?"




난 내가 한국인이라는게 좋다. 자랑스럽다.


나의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이것이 전략이고 브랜드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문화적인 부분에서 좌충우돌 알아가야 하는 것들이 많지만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한국인으로서 당당하게 하지만 겸손하게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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