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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K이혜묵 Jun 28. 2024

유일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엘리베이터

몸이 이제 지처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루의 시작을 어느 곳에서 하는지는 하루전날 저녁에서야 알 수 있다.

어느 때는 아침 6시에 어느 때는 8시에 case by case이다.


요즈음 인테리어 현장이 세 곳이다. 

과천 헤어숍, 수원호매실 아파트 리모델링,  서울 하월곡동 헤어숍이다.

밤 시간에는 소음 때문에 아파트에서 일을 못 한다. 


그래서 낮 시간인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주로 아파트에서 일을 하고 

오후 5시쯤 서울로 가든지 과천으로 가던지 오너의 운전하는 옆좌석에 앉아 이동한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고 밤 10시나 11시까지  작업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11시 또는 12시이다.

하는 일이 특별히 기술을 배우는 것도 아니다.

석고보드, 합판, MDF 판 운반하는 일. 40kg 되는 레미탈 운반

작업장 좁은 장소에서 공구 정리하고 청소하는 일.

쌓여 있는 마대에 폐기물을 구루마(?)를 이용해 화물차에 싣는 일.


가끔 타카 못 박아라. 

전등 띠어라, 

공구 이름 부르면 찾아서 갔다 주는 일.

그리고 가장 주종목은 철거 전문가가 되어 있다.


때려 부수는 것에 선수가 되었다.

브레이커 질, 

그라인더 질, 

빠루 질이다.


하루 내내 눈치 보며 쉴 시간 없이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그러다 폐기물 운반이나 자재를 엘리베이터로 운반하는 시간이면 


엘레이터 안에 머무르는 순간이 최고의 휴식시간이 된다.


과천은 2층에서 지하 5층까지, 

수원 호메실은 13층에서 1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운반해 준다.


제발 엘베야! 천천히 움직여 주라. 

나 좀 이안에서 쉬자.




내 노동을 대신해 주고 

내게 휴식을 주는 유일한 장소




엘리베이터를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책을 보거나 글을 쓸 시간도 없다.

샤워하고 잠자리에 눕기 바쁘다. 

허리나 어깨쯤에 조금만 전기담요라도 켜고 자야 몸이 덜 무겁다.


자고 일어날 때면 어깨에 뭉친 근육, 

양손에 가운데 두 손가락이 경련이 있음에도 일을 할 때면 아무런 반응을 모르겠다.  


이런 게 천만다행이라고 여긴다. 

일할 때도 아픔이 계속된다면 더 지탱하기 어려울 텐데.


왜 내가 여기 이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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