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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필사를 이어가는 법

by 봄날의꽃잎
문장을 곱씹어보고 문장에서 답을 찾아본다


매일 필사를 한다.

오늘도 책을 펼쳐 몇 줄을 따라 써 본다. 종이에 펜이 스치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채운다. 손끝에 익숙한 감촉이 전해질 때, 나는 내가 나를 돌보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어떤 날은 바쁘고, 어떤 날은 마음이 울퉁불퉁해진다. 필사를 하는 순간만큼은 나를 위한 시간이지만, 때로는 그마저도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 나는 내게 묻는다.

"왜 필사를 시작했을까?"


처음 필사를 시작한 건,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남의 문장을 따라 쓰면서 마음을 다독였고, 그렇게 베껴 쓴 문장들이 어느 순간 내 것이 되었다. 그러니 '꾸준히 한다'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글을 한 줄이라도 써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ㅡ매일 필사를 이어가는 법ㅡ


1.작은 시작이 큰 흐름을 만든다

어떤 날은 딱 한 문장만 써도 괜찮다. 필사를 오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쌓이면 어느새 손이 멈춰버리니까. 한 문장, 한 단어라도 좋으니 써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페이지가 채워진다.


2.필사의 공간을 만든다

늘 같은 자리에서 필사를 한다. 책상 위에 필사 노트와 펜을 올려두고, 그곳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도록. 공간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마음이 흐트러질 때도,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3.의미를 기록한다

그날 필사한 문장 중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을 따로 적어본다. 한 줄의 문장에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왜 그 문장이 오늘 내게 다가왔는지. 그렇게 남긴 기록들이 모이면, 그것이 곧 나만의 이야기로 바뀌어 간다.


4.가끔은 변주를 주자

필사에도 작은 변화를 주면 재미있다. 시를 따라 써 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소설의 한 구절을 필사하기도 한다. 때로는 색을 입혀 필사해본다. 중요한 단어는 색깔을 달리해 강조하고, 글씨체를 바꿔 써보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필사는 지루하지 않고, 하나의 놀이처럼 변한다.


필사는 나를 위한 시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필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필사는 내 하루를 채우는 작은 의식이고,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오늘도 책을 펼쳐 한 문장을 따라 써 보면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문장이 나를 이루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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