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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우리에게 남긴것들

롤링페이퍼

by 봄날의꽃잎

가을은 언제나 우리를 멈춰 세우는 계절입니다.

바람 한 줄기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햇빛의 방향 하나에도 하루의 결이 바뀌곤 하지요.

무언가가 조용히 익어가고 있다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도 그렇습니다.

하루하루 쓴 문장들이 어느새 서로에게 작은 울림이 되었고,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아, 나도 이렇게 느꼈었지’ 하고

조용히 마음을 맞대던 순간들이 쌓여

어느덧 하나의 계절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올가을에는

각자의 마음 안에서 익어가던 감정, 배움, 작은 성취들을

한곳에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 한마디라도,

작지만 따뜻한 문장 하나라도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기억될 ‘가을의 수확’이 될 테니까요.


이 롤링페이퍼는

그 마음들을 담는 ‘가을 수확 바구니’ 입니다.

각자가 올 가을에 거둔 열매 하나를 조심스레 올려놓으면

우리의 바구니는 조금씩 풍성해지고,

서로의 시간이 함께 묶여 하나의 묵직한 가을이 됩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늘 무언가를 잃어가면서도 동시에 얻어가는 존재들이잖아요.

그 잃음과 얻음, 비워냄과 채움 사이에 놓여 있는

아주 작은 ‘나의 열매 하나’를

여기에 함께 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을의 온도가 마음속까지 번져오는 이 계절,

우리의 기록이 또 한 번 따뜻한 결실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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