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먹는 나이

by 봄날의꽃잎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나이는 세월로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먹는다.


우리는 종종 나이를 핑계로

하고 싶은 마음을 접는다.

지금 시작하기엔 늦은 것 같아서,

괜히 민망해질까 봐,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이 너무 많아 보여서.


요즘 나는

이상하게 셔플댄스 영상에 눈이 간다.

몸치이고, 박치라는 걸

나 스스로 제일 잘 아는데도 말이다.

리듬을 놓치고

동작은 늘 반 박자씩 늦고,

거울 앞에 서면 어색한 내가 먼저 보인다.

그래서 예전 같았으면

아마 이런 마음을

“나는 안 돼”라는 말로

미리 접어두었을 것이다.

이 나이에 무슨 춤이야,

몸도 안 따라주는데,

괜히 웃음거리 되는 거 아니야,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 생각보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금 더 앞에 서 있다.

잘 추고 싶어서가 아니라,

잘 못 추는 나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가만히 돌아보면

늦게 느껴지는 순간들 대부분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주저앉은 때였다.

세월이 앞서 간 게 아니라

‘이쯤이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나를 한 발 물러서게 만들었을 뿐이다.


마음이 젊을 때는

몸치여도 웃을 수 있고,

박자 틀려도 다시 해본다.

모른다는 말이 부끄럽지 않고,

처음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설렌다.

반대로 마음이 늙어버리면

아직 충분히 할 수 있는 나이에도

이미 다 해본 사람처럼 말하게 된다.

“이 나이에 뭘”,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이야” 같은 말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조용히 접어버린다.


그래서 이 문장은

위로처럼 들리면서도

조금은 나를 깨운다.


지금의 나는

과연 나이를 먹고 있는 걸까,

아니면 마음을 먹고 있는 걸까.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마음이 먼저 움직인 순간들이 있다.

셔플댄스 영상에 발이 먼저 반응한 순간,

괜히 리듬을 타보던 짧은 시간,

‘이건 해도 되겠다’고 느낀 작은 용기.

그 순간만큼은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살아 있다는 감각만

몸 안에서 조용히 깨어 있었다.


아마도

나이를 마음으로 먹는다는 건

이런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잘하느냐보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허락해주는 일.


오늘은 이 문장을

나를 다그치기보다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말로 남겨두고 싶다.

몸치여도, 박치여도,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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