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팔자 Mar 29. 2024

기억해, 마음이 아플 때는 홀케이크

최선을 다해 행복해야해

자퇴, 검정고시, 고졸, 비전공자, 흙수저, 박봉, 좆소 등등 온갖 부정적 단어들의 나열,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다. 누구나 그렇듯 나 또한 내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신하지만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는 내 모습은 사회적 패배자나 다름없다.



그래, 맞아.

쉬이 인정은 하지만 이 쓰라린 속은 무엇으로 달랠 수 있을까?




.

.

.

.


"지독한 아귀 녀석 같으니라고"


아귀 같은 마음의 허기짐은 사람의 육체도 마음도 갉아먹는다. 배가 부를 만큼 불렀구먼! 날이 갈수록 거대해지는 제 몸뚱이를 모르는 건지, 진정 욕심에 눈이 멀어버리고 만 건지. 새끼손톱만 하던 허기짐은 이제 나쯤은 우습게 잡아먹을 수 있는 엄청난 녀석이 되어버렸다. 양심도 없는 아귀 녀석, 큰 입을 쩍쩍 벌리고 먹이가 제 발로 걸어 들어와 주길 기대하고 있다.




흥, 어림도 없지

새로운 취미도 찾았고, 운동도 시작했고, 이제 끼니도 거르지 않는다. 행복이 뭐 별거일까.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는 게 행복이겠지. 친구들이랑 여행도 가고 혼자 맛있는 것도 먹고 좋아하는 책도 읽으며.  


속이 쓰리면 케이크를 먹자. 꾸덕꾸덕한 가나슈 케이크도 좋고 아주 진한 치즈케이크도 좋다. 케이크는 푹신푹신하고 향기로우니까 한입 가득 집어넣고 먹으면 행복해질 지도 몰라. 무언가를 갉아먹고 싶을 만큼 허기지다면 어떡하지?


그래 좋아, 홀 케이크를 사자.



마음이 아플 때는 홀케이크를 수저로 팍팍 떠먹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