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밤 10시.
둘째와 함께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이다.
지난 화요일은 유난히 시간이 더디게 갔다. 방송까지 아직 두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하니 초침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했다. <스틸하트클럽> 5회를 간절히 기다렸던 이유는 보고 싶은 팀, 엄밀히 말하면 최애의 무대가 그 회차에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은 늘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시청자는 그저 제공되는 영상만 소비할 수 있으니 답답해도 기다릴 수밖에 없다.
3회부터 기다리던 무대는 4회를 지나 5회가 되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기대만큼 멋진 무대였다.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를 보며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의 스펙트럼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졌다.
방송이 진행되며 새로운 팀이 꾸려질 때 다섯 명의 프런트퍼슨 모두에게 선택받은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50명의 출연자들 사이에서 실력자로 인정받고,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성격을 높이 산 것 아닐까. 그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그동안 나누었던 대화와 DM만 떠올려도 그는 진중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가 가진 이런 품성을 출연자들도 알아본 것이겠지.’
아들의 진로에 대해 조심스레 보냈던 질문에, 그는 정성스러운 장문의 답을 보내주었다. 그저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메시지였는데, 그의 답변은 진심이 느껴져 오래 남았다.
그 조언 덕분에 선택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고, 큰 고민 하나를 덜어냈다. 사람을 대면해보면 느껴지는 강력한 느낌이 있다. 많은 대화를 해보지 않아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품성이 느껴진다. 그가 가진 품성은 더 큰 호감을 주었고, 방송 출연을 알린 순간부터 그를 열렬히 응원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런 방송을 그저 재미로만 보았지만, 요즘의 나는 어느새 분석가가 되어 있다. 새싹 아티스트의 출연과 아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수많은 출연자들 사이에서 왜 특정 참가자가 눈에 띄는지, 이번 무대에서는 누구의 연주가 더 빛났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스스로 기준을 세운다.
초반에 눈길을 끄는 조건은 아무래도 외모다. 키 크고 잘생긴 사람에게 먼저 시선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과 태도가 시선을 머물게 한다. 외모, 실력, 태도 모든 것을 갖춘 출연자가 있다면 그에게 마음을 빼앗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난 실력과 태도에 더 큰 점수를 준다. 밴드를 결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니 연주력과 태도가 우선이라고 보는 것이다. 팀원들을 대하는 태도, 합주를 준비하는 태도, 무대에 서는 순간의 태도 등 뮤지션으로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태도야말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보컬,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이 어우러져 음악을 만들어 낼 때, 서로가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안정적이고 감동을 주는 연주야말로 가장 좋은 무대다. 곡마다 특정 악기가 중심이 되는 순간이 있지만, 그럴수록 다른 파트가 얼마나 잘 받쳐주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서로에 대한 배려이자,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뮤지션의 자세다. 반대로 실력이 부족한 팀의 합주는 특정 악기 하나가 곡을 겨우 끌며 각각의 소리가 따로 논다. 악기가 서로 어우러져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사실은 단순하지만 분명한 진리다.
그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첫 방송에서 키보드 파트 7위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마침내 4회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그의 매력이 마지막까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아 최종 데뷔까지 이어지면 좋겠다.
‘방송 마지막 순간까지, 너를 응원할게.’